[이코노믹데일리] 중국은 반도체를 비롯한 각종 분야에서 국내 업체들을 맹렬하게 뒤쫓고 있다. 중국은 타국 업체들이 먼저 개척해낸 시장을 생산비용 절감과 국가 보조금 등을 통해 잠식하는 전략을 펴면서 점차 세계 시장에서도 점유율을 높이는 모습이다. LG전자를 비롯한 국내 업체들은 중국이 하지 못하는 것, 즉 신기술을 기반으로 한 새 시장을 개척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먼저 기술적 초격차가 완연한 시장은 디스플레이 분야다. 국내 업체들은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쫓아온 LCD와 OLED를 넘어 '마이크로 OLED'와 '폴더블 디스플레이' 기술을 토대로 한 신제품을 개발 중이다.
마이크로LED는 유기체를 발광물질로 쓰는 기존 OLED와 달리 무기체를 쓴다. OLED의 가장 큰 단점으로 꼽히는 '번인'현상을 해결할 수 있고, 산소나 수분 등에 강해 야외에서도 안정적으로 성능을 제공한다. 이름에 걸맞게 작은 픽셀 크기를 가지고 있어 8K 이상의 초고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고, 패널을 틈새 없이 연결할 수도 있어 이론적으로는 소자가 들어간 화면을 무한정 키우는 것도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세계 최대 가전제품 박람회 CES 2022에서 마이크로LED가 적용된 쇼핑몰용 투명 OLED 디스플레이 솔루션을 공개해 업계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투명하다는 특징으로 평소에는 창문처럼 사용할 수도 있고, 투명한 공간에 특정 물체를 띄워 증강현실처럼 보이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LG디스플레이는 애플의 가상현실(VR) 기기에 적용할 수 있는 마이크로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가 개척 중인 새 시장은 차량 전장사업이 있다. LG전자 내 VS사업본부는 전기자동차(EV) 안에 들어가는 인포테인먼트, 조명, 전기차 파워트레인 등 전장사업 핵심 분야를 담당하고 있다. 차량 인포테인먼트 분야는 디스플레이와 함께 국내 기술이 세계 최고로 평가 받는다.
LG전자는 차량과 인터넷을 연결해 전기차 구동을 전반적으로 맡는 텔레매틱스 등도 지속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LG전자 자회사인 ZKW는 자동차 헤드램프 분야에 보유한 기술력으로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전세계 프리미엄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지난해 출범한 LG마그나는 전기파워트레인(EPT)을 주력으로 하고 있다. 모두 중국 업체들보다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다만 기존 주요 사업의 하락세는 개선해야 할 점으로 꼽힌다. LG전자는 지난해 생활가전 부문 세계 1위에 올랐지만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영업이익은 떨어졌다. 공시에 따르면 LG전자가 쓴 원재료비는 올 상반기 20조659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조원 이상 늘었으나 상반기 영업이익은 7922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12% 줄었다.
LG전자는 지속적인 대외 악재 사이에서 신시장 개척을 지속적으로 추구하며 해결법을 찾아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지난 9월 29일 경기도 광주 곤지암리조트 사장단 워크숍에서 "경영 환경이 어려울 때일수록 그 환경에 이끌려 가서는 안 된다"며 "주도적이고 능동적인 자세로 다가올 미래 모습을 우리 스스로 결정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LG가 만들어낼 고객 경험과 상품, 솔루션 등이 고객에게 얼마나 차별화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지가 우리의 미래 경쟁력"이라고도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