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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하루 동안 40조원, 사우디는 왜 한국서 '보따리' 풀었나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2-11-18 14:02:05

초대형 프로젝트 '네옴시티' 이면엔 '脫석유'

'오일머니' 지속 가능성 한계 봉착한 사우디

산업 전반에 경쟁력 보유한 한국에 '러브콜'

한덕수 국무총리(오른쪽)가 지난 17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입국한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를 영접한 뒤 악수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는 19시간 남짓 한국에 머무르며 국내 산업계에 강한 여운을 남기고 떠났다. 사우디 정부가 총 사업비만 5000억 달러(약 670조원)에 이르는 '네옴시티' 사업을 추진하는 가운데 빈 살만 왕세자는 보따리를 한가득 풀었다.

한국과 사우디 양국 정부·기업은 지난 17일 오전에만 계약과 양해각서(MOU)를 20건 넘게 체결했다. 금액으로는 300억 달러(약 40조2000억원)로 추산된다. 같은 날 오후에는 주요 기업 총수 8명을 한 번에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날 빈 살만 왕세자에게 초청을 받은 기업 총수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회장, 정기선 현대중공업그룹 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이해욱 DL그룹 회장이다.

이들은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빈 살만 왕세자와 1시간 30여 분 동안 면담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회동을 마치고 곧바로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빈 살만 왕세자의 이번 방한을 계기로 시선이 집중된 사안은 네옴시티다. 이 사업은 사우디 북서부 홍해 인근 2만6500㎢ 부지에 신도시를 조성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네옴시티는 너비 200m, 길이 170km에 이르는 친환경 직선 도시 '더 라인'과 해상 첨단 산업단지 '옥사곤', 친환경 산악 관광단지 '트로제나'로 구성된다.

네옴시티는 사우디 정부가 추진 중인 '사우디 비전 2030' 계획의 핵심이다. 단순히 도시를 하나 새로 만드는 차원을 넘어 교통·산업·문화 등 요소를 두루 갖춰 자급자족이 가능한 미래형 도시를 만든다는 구상이다.

사우디 비전 2030 추진 배경은 '탈(脫)석유'다. 사우디는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미국에 이은 세계 두 번째 원유 생산국이다. 1930년대 후반 처음 유전이 발견된 이후 현재까지 1세기 가까이 석유로 부를 쌓았다. 중동에서 축적된 자본을 '오일머니'라고 부르는 이유다.

오일머니에 의존해 온 사우디 경제에 최근 빨간불이 켜졌다. 사우디는 국제유가가 비쌀 때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올라가고 국제유가가 떨어지면 반대가 된다. 또한 국가 재정 수입의 60%가 석유를 팔아 번 돈이다.

실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가 막 창궐한 2020년 국제유가가 마이너스(-)를 기록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하자 사우디 GDP 성장률은 전년(2019년) 대비 -4.1%로 고꾸라졌다. 반면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고유가 국면에 접어든 올해 GDP 성장률은 7.6%로 전망됐다.

이처럼 급격한 경기 변동은 석유 의존도가 높은 경제 구조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교훈을 남겼다. 아울러 기후변화에 대한 경각심이 커지면서 전 세계가 화석연료에서 벗어나려고 발버둥치는 점도 탈석유 필요성을 높였다. 사우디 비전 2030은 산업구조 다변화가 목적이다.

빈 살만 왕세자는 사우디에서 실질적인 통치 권한을 가진 인물로 그가 주목한 곳은 한국이었다. 한국은 석유 한 방울 나지 않는 나라이면서 건설, 제조, 에너지, 정보기술(IT) 등 산업을 골고루 발전시켰고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발휘하고 있다.

재계에 따르면 삼성은 에너지와 IT, 인공지능(AI) 분야에서, 현대차는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와 철도·수소 분야에서, SK는 에너지·석유화학 분야에서 협력이 예상된다. 한화와 현대중공업, 두산 등도 각각 주력 사업인 항공·방산, 수소, 원자력 발전 설비를 앞세워 사우디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실제 지난 17일 체결된 MOU 면면을 살펴보면 철도·에너지·화학·바이오가 주를 이룬다. 현대로템(고속철도), 한국전력·포스코·삼성물산(수소·암모니아), 롯데정밀화학(화학), 지엘라파(제약) 등 기업이 사우디 투자부와 MOU를 체결했다. 이미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네옴시티 더 라인의 핵심 기반시설인 고속철도 터널 공사를 진행 중이다.

현재까지 체결된 계약·MOU 금액을 최대 100조원까지 추산한 결과도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사우디 인프라 사업에 국내 기업이 진출하는 대신 2030년 세계박람회(엑스포) 개최지를 유력 경쟁 상대인 사우디 리야드에 넘겨주는 '빅딜'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추측도 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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