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윤석열 대통령의 세일즈 외교가 빛을 발하고 있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겸 총리와 공식 회담을 가진데 이어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와 화상으로 만나 한국에 대한 투자를 요청했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전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머스크 CEO와 화상 회의를 갖고 테슬라의 전기차 공장인 '기가팩토리' 국내 건립을 요청했다. 머스크 CEO는 이에 "한국을 최우선 투자 후보지 중 하나로 고려하고 있다"며 투자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결정을 내릴 예정"이라고 답했다.
대통령실은 산업통상자원부와 코트라(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중심으로 전담팀을 구성해 테슬라 투자 유치 활동을 전개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최상목 경제수석은 기가팩토리 유치 가능성에 대해 "테슬라가 의사결정할 문제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적절한 시기에 좋은 결과가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 전문가들은 국내 투자로 얻을 수 있는 이익이 크지 않다는 이유를 들어 테슬라의 국내 투자 실현 가능성을 낮게 점치고 있다. 이미 아시아 생산 거점은 중국 상하이에 구축했고, 미국이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원안대로 추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IRA에 따르면 한국산 전기차는 구매 보조금을 받지 못한다.
윤 대통령은 지난 17일 한국을 방문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 겸 총리와 공식회담을 가지기도 했다. 일주일 사이에 '비공식적' 세계 최고 부자와 '공식적' 세계 1위 부호를 잇달아 만난 것이다.
빈 살만 왕세자의 재산은 사우디 왕가가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아 정확한 규모를 알 수 없지만 개인 재산이 무려 약 2조달러(약 270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머스크 CEO의 재산은 약 1700억달러(약 230조원)에 달한다.
두 사람은 글로벌 투자 시장에서 '큰 손'으로 통한다. 머스크는 최근 440억달러(약 63조원)을 들여 트위터를 인수했다. 빈 살만 왕세자는 현재 서울의 44배에 달하는 2만6500㎢ 면적의 네옴시티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총사업비만 5000억달러(약 660조원)에 달한다. 윤 대통령이 이들을 잇달아 만나며 각종 투자 유치에 힘을 쏟는 이유다.
윤 대통령은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을 계기로 체결된 한국과 사우디 사이 총 40조원 규모 26개 초대형 투자 프로젝트·업무협약(MOU)의 성과 실현을 위한 후속작업에 돌입했다.
윤 대통령은 앞서 빈 살만 왕세자와 만나 네옴시티 등 도시 인프라 개발, 방위산업(방산) 협력, 원자력발전, 수소 등 미래에너지 개발 등의 분야에서 협력해나가기로 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전날 제1회 수출전략회의를 주재하고 '세계 5대 수출대국'을 목표로 제시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정상외교 성과를 직접 챙기겠다고 공언했다.
윤 대통령은 "글로벌 복합위기를 기회로 삼아서 세계 5대 수출 대국으로 우뚝 설 수 있도록 다 같이 힘을 모아야 한다"며 "다시 수출을 일으키려면 산업전략은 물론, 금융시스템 등 모든 분야와 정책을 ‘수출 확대’라는 목표에 맞춰 새롭게 정비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