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이 SK그룹 구성원을 대상으로 진행된 강의에서 연사로 등장했다. 여러 분야에서 활약해 온 사외이사진이 전문성을 살려 구성원에 지식을 공유하는 취지다.
SK그룹은 12일 사내 온라인 학습 시스템 '써니'를 통해 김종훈 의장이 '국제질서 변화와 우리의 대응'을 주제로 진행한 강의 동영상을 배포했다고 밝혔다. 써니는 기술과 사회적 가치, 환경, 리더십, 조직 관리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됐다.
김 의장은 1974년 제8회 외무고시에 합격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수석대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 국회의원 등을 지낸 외교·통상 전문가다. 2017년 SK이노베이션 사외이사로 선임된 김 의장은 2019년부터 이사회 의장을 맡고 있다.
김 의장은 50분 간 이어진 영상 강의에서 최근 국제질서 변화가 SK그룹에 시사하는 바를 전했다.
김 의장은 특히 '경제안보' 개념을 1930년대 대공황과 이를 전후로 벌어진 1·2차 세계대전, 이후 냉전과 세계화까지 이르는 과정과 연관지어 설명했다. 그는 최근 국제사회를 '대전환의 시대'로 정의하며 미·중 패권 경쟁, 첨단 기술, 자유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대결, 다자주의 후퇴 등 4가지 양상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의장에 따르면 세계화 속에서 상호 의존도를 높인 각국이 서로를 위협적인 존재로 인식하고, 기술 경쟁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가운데 나온 개념이 경제안보다.
아울러 김 의장은 19세기 말 강대국의 식민지 확보 경쟁을 언급하며 "우리가 인지하고 대응하기 전에 강대국 간 밀약으로 나라의 운명이 결정됐다"고 말했다. 이어 "국제 동향과 정세를 잘 관찰해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결정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강의는 김 의장이 자처한 것으로 전해졌다. SK그룹 관계자는 "김 의장이 외교·통상 경험을 토대로 국제정세에 관한 생각을 구성권과 나누고 싶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앞서 2020년에는 지식경제부 제2차관, 한국무역협회 상근부회장을 지낸 김정관 사외이사가 연사로 나서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평소 사외이사가 수시로 경영 현안에 대한 의견을 전달하고 전문 역량을 공유하는 등 이사회의 적극적인 역할을 강조해 왔다. 최 회장은 지난해 10월 그룹사 이사진이 참석한 워크숍에서 "사외이사들이 최고경영자(CEO)와 함께 시장, 내부 구성원과 소통을 많이 해주면 좋겠다"고 주문하기도 했다.
권영수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사무국장은 "SK이노베이션은 사외이사가 보유한 전문성을 경영에 적극적으로 접목하는 그룹 경영 방침에 맞춰 이사회 중심 경영 구조를 구축하고 있다"며 "사외이사 또한 그룹 구성원으로서 이사진의 식견을 구성원과 나누는 기회를 모색할 서"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