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법무부가 이달 초 입법예고한 '디지털콘텐츠계약법'에 문화·게임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동안 관련 조항이 사실상 없었던 이용자 보호와 관련한 구체적인 지침이 생기는만큼 변화가 예상돼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내년 1월 10일까지 디지털콘텐츠계약법을 도입하는 내용의 민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 주요 내용으로는 △콘텐츠 제공자에게 기대되는 기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콘텐츠) 제공 의무 및 계약기간 동안 이를 유지하기 위한 업데이트 의무 부여 △계약에 적용될 하자담보책임 규정 및 존속기간(2년) △콘텐츠 제공자 변경권 신설 등이다.
현재 게임 및 구독 서비스 등 디지털콘텐츠 거래는 주로 업체가 마련한 약관에 이용자가 동의한 형태로 이뤄졌다. 이는 각 업체마다 내용 차이가 크고 업체 위주로 반영돼 이용자 보호가 부족했다는 게 법무부 판단이다. 이 계약과 관련한 기본법인 민법에 디지털콘텐츠와 관련한 규정을 넣어 이용자를 보호하겠다는 게 새 법안 목표다.
앞으로 법안이 시행되면 콘텐츠 제공자는 납득할 만한 수준의 품질을 갖춘 콘텐츠를 제공해야 한다. 계약상 콘텐츠를 유지 및 보수하기 위한 조치를 제공해야 하는 의무도 갖게 된다. 만약 콘텐츠에 하자가 나타나는 경우 이용자는 최대 2년까지 제공자에 시정을 요구할 수 있다. 만약 제공자가 이를 시정하지 않는 경우, 이용자는 콘텐츠 대금을 되돌려받거나 계약 자체를 해지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업체 권리에 대한 조항도 담겼다. 개정안 이후 제공자는 복제 및 2차 활용이 쉬운 디지털콘텐츠 특성을 감안해 '이용자는 계약 종료 후 제품(콘텐츠)을 계속 이용할 수 없다'는 내용이 들어갔고, 계약 기간 중에는 '합리적 범위에서' 콘텐츠를 변경해 제공할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된다.
이번 민법 개정안은 게임업계에 다소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법무부가 '기대되는 기능과 품질을 갖춘 제품'에 대한 제공 의무를 명시한만큼 게임 이용자들은 업체 측에 업데이트 의무 및 하자 책임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이를 지키지 않는 경우 책임을 묻기 어려웠던 기존과 달리 대금 환수 및 계약 해지까지 명시된만큼 이용자들의 환불 절차도 보다 쉽게 이뤄질 수 있다.
국내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올 하반기(7~12월) 나타난 이용자 권익보호 움직임과 관련해 '올 것이 왔다'고 생각한다"며 "실제 사례가 나타나야 하겠지만 업계에선 이견이 있다기보다는 정부 방침에는 당연히 따라야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