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KG그룹을 새로운 주인으로 맞은 쌍용자동차가 35년 만에 'KG모빌리티'로 사명을 바꾼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곽재선 쌍용차 회장은 전날 한 행사에 참석해 "쌍용차의 장점을 충분히 살리기 위해 새로운 이름으로 가기로 했다"며 "주주총회를 거쳐 사명을 KG모빌리티로 바꾸겠다"고 말했다.
곽 회장은 "송호성 기아 사장이 기아자동차에서 기아로 사명을 변경한 게 기아의 혁신이라고 말했다. 저는 어떻게 할 건인가, 쌍용차로 할 것인가, 아니면 우리 그룹사의 이름인 KG모빌리티로 갈 것인지 고민했다"고 말했다.
또 "쌍용차라는 이름에는 팬덤도 있지만 아픈 이미지도 있다"며 "앞으로 쌍용차의 새로운 차는 KG라는 이름으로 세상을 나올 것이고, 이름을 바꾸더라도 쌍용차의 역사는 바뀌지 않고 같은 조건을 갖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는 내년 3월 예정인 주총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사명을 변경할 계획이다. 주총에서 정관변경이 승인되면 쌍용차는 1988년부터 이어온 사명을 35년 만에 바꾸게 된다.
1954년 하동환자동차제작소로 설립된 쌍용차는 신진자동차(1967∼1975), 동아자동차(1975∼1986)라는 이름을 사용하다 1986년 쌍용그룹에 인수되며 1988년부터 쌍용차라는 사명을 썼다.
새로운 곳에 둥지를 튼 쌍용차는 코란도·무쏘 등 지금은 전설이 된 베스트셀링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잇따라 선보이며 SUV 명가로 입지를 굳혔다. 그러나 외환위기 시기부터 여러 풍파를 겪게 된다.
1998년 대우그룹에 매각됐지만 대우그룹이 무너지면서 1999년 채권단으로 다시 경영권이 넘어갔다. 쌍용차는 2004년 중국 상하이자동차를 새로운 주인으로 맞았지만, 상하이차는 별다른 투자 없이 기술만 빼간다는 논란만 일으켰다. 상하이차가 인수 후 출시한 차량들도 모두 실패하면서 쌍용차는 2009년 기업 회생절차에 돌입했다.
다음 해인 2010년 쌍용차는 인도 마힌드라그룹으로 다시 매각됐다. 법원은 2011년 쌍용차에 대한 회생절차 종결 결정을 내리면서 쌍용차는 26개월여 만에 첫 번째 회생절차를 졸업했다.
쌍용차는 마힌드라그룹 아래서 2015년 소형 SUV 티볼리를 출시했고, 짧은 성공을 경험했다. 2016년에는 영업이익 280억원을 기록하며 7년만에 흑자로 돌아서기도 했다.
그러나 금세 꺼진 신차 효과와 코란도 후속 흥행 실패로 흑자는 다시 적자로 돌아섰고 2020년 마힌드라그룹이 쌍용차 지배권을 포기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듬해인 2021년 1월 마힌드라그룹이 경영권 포기를 선언했다. 같은 해 4월 쌍용차는 기업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쌍용차는 올해 1월 에디슨모터스와 인수 본계약을 체결했지만 에디슨모터스가 기한 내 인수 대금을 내지 못하면서 지난 3월 계약이 해제됐다.
쌍용차는 재매각을 실시했고 KG그룹이 최종 인수 예정자로 선정됐다. 지난 8월 KG그룹의 인수대금 완납으로 법원이 회생계획안을 최종 인가하면서 쌍용차는 오랜 우여곡절 끝에 새주인을 찾았다.
쌍용차 관계자는 "오랜 시간 함께 해온 쌍용차라는 이름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지만 그 정신만큼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라며 "이번 사명 변경을 통해 제대로 된 경영 정상화를 이뤄서 국민들에게 다시 큰 사랑을 받는 기업으로 거듭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