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카카오가 내년부터 재택근무 종료를 선언하며 정보기술(IT) 업계에도 변화가 일 전망이다. 코로나19 시기 유행을 지나 원래대로 복귀하는 모양새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내년 3월 1일부터 출근을 우선하는 근무제도 '오피스 퍼스트'를 적용한다. 지난 7월부터 사무실 출근과 재택근무를 섞은 '하이브리드형 근무제'는 종료될 예정이다. 또 격주 금요일마다 휴무를 제공하는 '격주 놀금' 제도도 매월 마지막주만 제공되는 형태로 바뀐다.
카카오가 근무제를 전환한 것은 지난 10월 SK C&C 데이터센터 화재 등 영향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IT 업종 특성상 재택 및 원격 근무가 가능하지만 카카오톡 장애 상황에서 출근한 인원이 적으면 빠른 대응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 때문이다. 당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주말이라도 16시간까지는 무급이라 장애 대응을 해도 수당을 받을 수 없다"는 내용의 글이 오르기도 했다.
다만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일부 자회사의 경우 현재의 하이브리드형 근무제를 유지한다.
카카오와 함께 게임업계도 전면 출근 방식 근무제를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넥슨·엔씨소프트 등 대형 업체들은 이미 코로나19 거리두기 정책이 해제된 시점에서 핵심 인력들 대상으로는 출퇴근 근무 형태로 복귀했다. 넥슨 관계자는 "대면 업무가 많은 직군의 경우 재택근무가 사실상 끝난지 오래됐다"고 했고, 엔씨소프트 관계자도 "신작 개발을 맡는 인력들의 경우 재택근무로는 업무상 한계가 있어 회사로 출근하고 있었다"고 말했다.
IT업계가 재택근무를 없애는 것은 전세계적 경제 위기감이 대두되고 있어서다. 플랫폼·게임업계는 엔터테인먼트를 주력으로 하는만큼 경제 한파의 영향도 직접적이다. 실제로 4분기(10~12월) 들어 각 업체들의 성장 전망치는 둔화됐고, 일부 업체들은 전년 대비 역성장이 예상되기도 했다. 이용자들이 지갑을 닫으면서 실적은 뒤쳐졌고, 넷마블 등 일부 업체는 27일 회사채 신용등급이 하향되기도 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추가 인력을 채용하는 것보다 기존 근로자 효율성을 높이는 게 경영상 옳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또 다른 게임업계 관계자는 "2분기(4~6월)까지만 해도 인건비를 올려 인재를 유치하려는 움직임이 보였지만 코로나19 이후 이뤄진 전세계적 긴축의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비용상 지출을 막으려 채용 규모는 줄어들 수 있지만 '좋은 인재'를 찾기는 여전히 어렵다. 구직자들이 바라는 눈높이와 현장은 온도차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