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우리 조선업계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중국에 2년 연속 수주 점유율 1위를 뺏겼다. 친환경 선박에 대한 수요가 지속되는 가운데 국내 조선사가 생산 여력 만큼의 주문을 모두 받아 주문이 중국 업체로 넘어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9일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총 4193만CGT(표준선 환산톤수)로 지난해보다 22%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 중 한국은 지난해보다 11% 감소한 1564만CGT(점유율 37%)를 수주해 2위를 차지했고, 중국은 2034만CGT(점유율 49%)로 지난해에 이어 1위를 차지했다.
국내 조선사들은 2018년부터 2020년까지 3년동안 연속 수주 1위에 올랐지만, 지난해부터는 자국 발주 물량을 앞세운 중국에 수주량이 밀리고 있다.
다만 국내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강세를 보였다. 수주 선종은 LNG 운반선이 1012만CGT 65% 비중을, 컨테이너선이 426만CGT로 27% 비중을 차지했다. 반면 비교적 부가가치가 낮은 벌크선을 수주한 국내 조선사는 없었다.
반면 중국은 컨테이너선 676만CGT676만CGT(33%), LNG 운반선 440만CGT(22%), 벌크선 332만CGT(16%) 순으로 수주량이 많았다.
전 세계적으로 LNG선에 대한 수요가 높아진 것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있다. 기존 러시아가 생산해 육로로 공급되던 LNG 수급이 불안정해지자 해상 운송 수요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LNG 운반선 수준은 국내 조선사가 중국 조선사보다 높다는 평가를 받는다. 올해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 운반선은 지난해 대비 130% 증가한 1452만CGT였고, 한국과 중국은 이를 7:3 비율로 수주했다.
한국과 중국은 조선소 규모가 차이나 인도 물량도 제한된다. 중국은 전국에 조선소를 가지고 있지만 한국은 건조 공간 수 자체가 제한돼 2026년 말 인도 물량까지는 생산 예약이 가득 찬 상태다. 또 과거 조선업 불황 이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인력난 문제 역시 생산 능력 차질이 우려되는만큼 해결해야 하는 요소다.
조선사는 계약 금액의 10~20%를 선수금으로 받고, 이후 건조 과정에서 일부를 더 받는다. 전체 선박 대금을 받는 것은 인도가 끝나고 나서다. 이 같은 구조는 실적에도 그대로 반영된다. 일반적으로 선박이 건조되기까지는 2~3년이 걸리는 만큼 향후 생산 및 인도에 차질이 빚어지지 않는다면 현재 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실적 역시 개선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한국이 LNG 운반선 전체 발주 중 90% 이상을 수주했지만 올해는 상황이 달라졌다"며 "세계적으로 국산 LNG 운반선에 대한 수요가 높지만 주문이 밀려 중국이 반사이익을 받았을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