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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한때 '몸값 4조원' 컬리도 접었다…꽁꽁 얼어붙은 IPO 시장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이삭 인턴기자
2023-01-05 16:21:26

현대삼호重 역시 상장 철회…업계 "어려운 한 해"

김슬아 컬리 대표 [사진=컬리]

[이코노믹데일리] 기업가치 4조원으로 평가받던 마켓컬리 운영사 컬리가 상장 계획에 제동을 걸면서 올해 기업공개(IPO) 시장 침체가 장기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또 다른 초대어로 꼽히는 현대삼호중공업 역시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등 글로벌 금리 인상에 따른 자금시장 침체가 연쇄적으로 드러나는 양상이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컬리는 전날 글로벌 경제 상황 악화로 투자 심리 위축을 고려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을 당분간 연기한다고 밝혔다. 컬리 측은 향후 기업가치를 온전히 평가받을 수 있는 최적의 시점에 상장을 재추진할 예정이라는 공식 입장을 전했다.

앞서 컬리는 2021년 7월 2조5000억원으로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0억 달러 이상 비상장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같은 해 12월에는 홍콩계 사모펀드 앵커에쿼티파트너스로부터 2500억원 규모의 프리IPO 투자를 유치함과 동시에 기업가치 4조원을 인정받았다. 작년 8월에는 코스피시장 상장예비심사를 통과하며 IPO 시장 최대어 중 하나로 기대를 모았다.

특히 컬리의 장외시장 주식은 작년 초 11만원에서 이날 현재 3만원대 수준으로 급락했다. 시가총액은 1조1000억원 규모로 쪼그라들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현상을 놓고 스타트업에서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한 회사들의 전형 모델인 '적자 성장 기업'의 한계로 풀이한다. 신선식품 새벽배송에 중점을 둔 주력 사업이 수익성 측면에서 역부족이었다는 지적이다.

적자 성장은 컬리의 매출 부문에서 두드러지는데, 2021년 1조5614억원의 매출을 달성한 반면 영업 손실은 2177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1013억원, 2020년 1163억원 등 영업 손실을 고려할 때 매년 적자 구조를 면치 못한 셈이다.

일각에서는 컬리의 상장 연기가 예견된 결과였다는 의견이 제기된다. 컬리는 작년 3월 코스피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한 뒤 같은 해 8월에 심사를 통과했는데, 예비심사 과정부터 만성적인 적자와 불안정한 재무 구조에 기인한 진통 끝에 심사를 통과했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투자 심리가 냉각되면서 기업 가치를 온전히 평가 받기에는 역부족이란 자체 평가가 상장을 연기한 결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증시 침체에 부담을 느낀 한국조선해양도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전면 철회했다.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한국조선해양은 자회사인 현대삼호중공업 상장을 추진하는 대신 사모펀드 IMM프라이빗에쿼티(IMM PE) 보유 주식 464만7201주를 매수한다고 최근 밝혔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이러한 현상이 반복될 것으로 예상하면서도 "시장 변동성에 따라 IPO 추진 시기가 조정될 것으로 본다"고 했다.

IPO 투자 한파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사하게 나타나고 있다. 작년 세계 IPO 조달 규모는 1446억 달러(약 184조원)로 1년 전에 비해 65% 감소했다. 미국발 글로벌 금리 인상세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인상으로 이어지자 글로벌 투자 자금이 방어적 태세를 취한 까닭이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기준금리 인상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IPO 시장은 올해도 어려운 한 해를 보낼 것 같다"며 "미 연준이 금리 인상 기조를 인하로 트는 '피벗'과 함께 증시 저점을 통과했다는 시그널이 확인돼야 급랭기가 풀릴 것으로 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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