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올해 초 예정된 기업공개(IPO)를 연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 기관투자자 공모를 진행하려는 기업은 해외 투자설명서에 포함되는 결산자료 기준일로부터 135일 안에 상장 일정을 끝내야 하는데, 일정 마감일에서 날짜를 역산한 지난 6일까지 증권신고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 IPO 연기의 근거로 꼽힌다.
투자설명서 제출 의무가 없는 아시아권·국내 투자자를 상대로 공모를 진행할 수 있다는 반론이 있으나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대규모 투자에 성공하려면 미국 기관투자자를 고려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서다. 케이뱅크는 앞서 미국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작년에 대대적인 기업설명회를 진행하며 투심을 살핀 바 있다.
케이뱅크 관계자는 IPO에 이은 상장 추진에 변화가 없다면서도 시장 상황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상장 일정을 결정할 것이라고 전했다. 자본시장 침체가 불가피한 상황에서도 경기 반등 추이를 지켜본 뒤 상장을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최근 1년 동안 카카오뱅크 시가총액이 30조원가량 증발한 점에 비춰볼 때 케이뱅크 역시 당분간 원하는 밸류에이션으로 평가받기 힘들다는 의견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공모만으로 상장을 진행한다면 기존 유사 상장사인 카카오뱅크 주가부터 괜찮아야 하는데, 해당 주가마저 지지부진한 가운데 케이뱅크가 상장을 미루는 것은 자연스러운 수순"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침체 상황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타개하기 어려울 것으로 추정된다. 유진투자증권은 코스닥시장 공모금액의 경우 과거 평균 구간인 2조5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을 예상하는 반면, 유가증권시장 공모금액은 5조원에서 7조5000억원가량으로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일 것으로 전망했다.
박종선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기업은 국내 코스피 시장이 아닌 나스닥 상장 추진을 검토하고 있어 이에 따른 변동성도 클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