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예금보험공사에 따르면 가장 최근 집계 자료인 지난해 3분기 기준 전국 저축은행 연체율은 3.0%에 달한다. 작년 동기 대비 0.4%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총 연체액은 3조4344억원으로 직전 분기(2조9772억원) 대비 4000억가량 늘었다.
저축은행권 전체 연체액이 3조원을 넘은 건 2016년 6월 이후 6년여 만이다. 연체율도 2분기 연속 2.6% 수준에서 머물다가 3분기 들어 급격히 상승한 탓에 실제 충격이 크다는 반응이 나온다.
전국 79개 저축은행 중 40%(32곳)의 연체율이 전 분기 대비 늘었고 이 중 7곳은 1%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특히 자산 총액 1조원 안팎의 중소형사들의 부실화는 더 심각하다. 대형사에 비해 자산 규모가 작아 한두 건의 부실 계약에도 연체율이 급증하면서다.
실제 부산·경남 지역 소재 한 저축은행은 전년 대비 4배 이상 증가한 22% 연체율을 기록했다. 같은 지역 다른 저축은행의 부동산업 대출 연체율도 29%까지 치솟았다.
이런 현상의 주요 원인으로 부실화 위험성이 짙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비중이 높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한국은행 '최신 금융 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전체 저축은행업권의 부동산PF 규모는 10조6000억원이고 자기자본 대비 부동산PF비율은 75.9%에 이른다.
이는 은행(10.5%), 증권(35.8%), 여전(39.9%), 보험(46.3%)보다 심하게 높은 수준이다. 더욱이 고위험사업장 관련 PF대출 비중도 다른 업권에 비해 높아 부실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분석이다.
사실상 비상사태를 맞은 연체 실정뿐만 아니라 업계 곳곳에서 터지는 횡령 사건은 총체적 난국 수준이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이 금융감독원에서 받은 자료에 의하면 2017년 이후 작년 8월까지 저축은행업권에서 발생한 횡령 규모는 149억7140만원으로 전 금융권 통틀어 두 번째로 많았다.
무엇보다 환수도 제대로 되지 않는 것이 문제로 꼽힌다. 최근 6년여간 금융회사 임직원이 1000억원을 넘게 횡령했지만 환수율은 32%에 불과했다. 작년을 제외하더라도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횡령액 401억4800만원 중 127억800만원만 환수돼 환수율은 31.7%에 그쳤다.
금감원 관계자는 "저축은행 업계에 부동산 관련 대출 리스크 관리 강화와 PF 사업장별 현장 점검 강화를 주문하고 있다"며 "자금 순환을 저해하지 않도록 정상 사업장에 대한 대출 취급은 꾸준히 해달라고 당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