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MLB·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으로 대박난 패션 기업 F&F가 엔터테인먼트 사업에 직접 뛰어든다. K팝(POP) 스타 육성을 통해 글로벌 라이프스타일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거듭나겠다는 목표에서다. 패션에서 쌓은 글로벌 브랜딩과 마케팅 노하우를 K팝 산업에 접목시켜 성공을 이끌겠다는 전략도 세웠다.
그러나 F&F의 구상대로 패션 사업의 노하우가 K팝 스타 육성에 먹힐지 두고봐야 할 대목이다. 또 엔터 사업은 ‘돈 먹는 하마’로 불리는 만큼 설립·운영하는 데 있어 막대한 자본이 든다. 이에 승승장구만 걷던 F&F에 향후 엔터 사업이 재무 리스크로 발목을 잡을지, 도약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 엔터 법인 세운 F&F, 이유는?
10일 업계에 따르면 F&F는 자회사로 ‘F&F 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고 글로벌 K팝 스타 육성에 나선다. F&F의 엔터테인먼트 사업 진출은 K콘텐츠를 통한 K패션의 세계화에 주목한 김창수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F&F 엔터의 사옥은 F&F 본사와 인근인 서울 강남구에 위치해 있으며, 초기 자본금은 20억원 정도로 파악됐다.
F&F는 야구 리그 'MLB'를 아시아 최고 패션 브랜드로 키워낸 노하우를 K팝 산업에 접목시켜 글로벌 아이돌을 배출하겠다고 선언했다. MLB를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 브랜드로 육성하기 위해 미국과 유럽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K팝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방안이다.
지난해 F&F가 드라마 제작사인 '빅토리콘텐츠' 인수 시작으로 웹드라마 제작사 '와이낫 미디어', 애플TV '닥터 브레인'의 제작사 '바운드 엔터테인먼트' 등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F&F는 패션과 엔터테인먼트는 같은 지식재산권(IP) 사업이라는 점에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패션 사업에서 브랜딩을 하고 팬덤을 키우는 일이 엔터테인먼트 사업과 유사하다는 생각에서다.
회사 관계자는 “자사 브랜딩 및 마케팅 역량은 이미 해외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미국 프로야구 기반의 글로벌 IP를 패션브랜드로 재탄생시킨 MLB는 지난해 해외에서만 1조원 넘게 판매됐다”며 “패션은 디지털 미디어 활용 등 관점에서 K팝과 공통점이 많다”고 설명했다.
패션과 엔터 사업의 시너지도 주목할만한 부분이다. K팝의 인기가 커지면서 오늘날 글로벌 패션 트렌드는 인기 K-팝 스타가 주도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이처럼 패션에서 엔터테인먼트의 영향력은 날로 막강해지는 가운데 F&F는 두 사업을 통해 사업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 엔터 수장에 카카오엔터 출신 최재우 선임…대형 글로벌 오디션 준비
F&F는 이날 F&F 엔터의 수장으로 뮤직 콘텐츠 투자유통전문가인 최재우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최 대표는 지난 12년간 카카오엔터테인먼트에서 근무하며 방송 음원과 드라마 OST 등 다양한 글로벌 뮤직 콘텐츠 투자유통을 진행해왔다. ‘별에서 온 그대’, ‘시크릿 가든’, ‘김비서가 왜 그럴까’ 등 한류 드라마 OST와 다양한 프로젝트성 앨범을 기획·프로듀싱했다.
F&F 엔터의 올해 첫 프로젝트는 대형 글로벌 오디션이다. 세계 각국에서 K팝 스타를 꿈꾸는 지원자를 받아, 대중의 투표를 기반으로 최종 데뷔그룹을 선정하는 K팝 걸그룹 선발 프로젝트다.
회사 측은 “사전 온라인 투표부터 데뷔까지의 전 과정에서 글로벌 붐업 조성을 목표하고 있다”며 “오디션은 지상파 방송과 함께 올해 하반기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오디션 방송이 SBS에서 진행되는게 아니냐는 추측이 벌써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22년 12월 SBS 소속 프로듀서인 이환진 PD가 가수 김종국 개인 유튜브 방송에 출연해 “내년 하반기 대규모 여자 아이돌 오디션이 시작된다”라고 발언한 바 있다. 그는 지난 2021년 방영된 보이그룹 프로젝트 ‘LOUD:라우드’의 연출을 담당했다.
F&F는 걸그룹과 관련된 질의에 대해 “인원 구성은 현재 협의 중”이라며 “결정되는대로 공개하겠다”고 전했다.
F&F는 MLB·디스커버리 익스페디션·듀베티카·세르지오타키니 등을 전개하는 패션 기업이다. 1992년 설립돼 97년 미국 메이저리그 야구단 MLB, 2012년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Discovery)의 IP를 획득, 의류 사업을 해왔다. F&F의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1조2502억원, 영업이익은 3679억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