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설 명절 연휴를 맞아 본격적인 귀성 행렬이 시작된 가운데 멀미약을 구하기 어려워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서울 종로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 A씨는 20일 "현재 보유하고 있는 멀미약은 귀에 붙이는 것과 물약 형태가 전부인데 이마저도 소량만 있고 알약은 아예 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또한 "다른 약국도 상황은 마찬가지라며 멀미약이 언제 들어올지 몰라 답답하다"고 토로했다.
멀미약의 원료는 주로 중국과 인도에서 수입하는데, 코로나19의 여파로 수입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이다. 또한 감기약 품절 사태와 시기가 겹쳐 생산량을 늘리기도 어렵다.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는 일단 멀미약의 대체제가 있어 사태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멀미약 뿐만 아니라 지사제, 가래약 등 다른 약들도 부족한 상황이다.
감기약 품절 사태가 두 달도 지나지 않았는데 또다시 의약품 품절 사태가 이어지고 있어 생산 관리 뿐 아니라 유통 문제까지 포함해 정부가 근본적인 대책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의약품 유통은 민간이 담당하고 있다. 약사들은 약품 도매사이트에 품절 입고 알림을 설정해두고 알림이 뜨면 빨리 들어가서 구매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그러나 공급과 수요가 맞지 않아 약품을 구하지 못하는 상황이 계속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약사들은 의약품 유통을 담당할 수 있는 공공 시스템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미국의 경우는 FDA에서 전체 의약품 수급 상황을 파악할 수 있는 통합관리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필요한 제품의 생산량이 어느 정도인지,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는 시스템이 작동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의약품 품절의 기준도 명확하지 않다. 공급이 이뤄지지 않는 기간이 어느 정도인지, 재고량을 얼마나 확보해야 품절로 볼 것인지 등이 아직 정해지지 않아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