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다논 그룹은 최근 현지 환경 단체 세 곳으로부터 제소를 당했다. 플라스틱 오염에 대한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는 이유에서다. 다논 그룹은 유명 생수 에비앙과 액티비아 요거트 등 글로벌 시장에서 유명한 식품들을 다수 취급하는 대기업이다.
실제로 다논 그룹은 경쟁사 대비 순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이기 위한 대책을 마련해두고 있지만 지난해 사용한 플라스틱양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이번 소송의 결과와 상관 없이 기업 이미지에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비영리단체(NGO)나 시민단체 등 기업을 상대로 문제제기하는 단체들은 직접적인 손해 배상을 요구하는 대신 기업의 비윤리적인 부분을 강조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는 의도가 반영된 탓이다.
다국적 에너지 기업인 로열더치쉘이 대표적인 사례다. 지난 2021년 네덜란드 법원은 로열더치쉘이 GHG 프로토콜(온실가스 회계 처리 및 보고 기준) 배출 저감 의무를 위반했다는 현지 환경 단체들의 손을 들어줬다. 향후 기업에 불리한 판결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FT는 "이번 소송은 기업의 플라스틱 사용과 관련해 새로운 도전을 가속화할 수 있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이 중요해지면서 비슷한 성격의 줄소송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도 나온다. 실제로 2022년 글로벌 시장에서 기후 관련 ESG 소송 사례는 2000건 육박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향후 더 늘어날 가능성도 적지 않다. 한국 기업들이 ESG 분쟁에 대비해 선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 이유다.
법무법인 광장의 설동근 변호사는 "온실가스 배출이나 탄소 제로 정책 등과 관련해 헌법소원을 넘어 소액주주 차원의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도 점쳐진다"라며 "소송 자체만으로 기업 이미지에 먹칠을 할 수 있는 만큼 제품 출시 전에 전문 기관과 함께 제품 포장 문제나 표시 범위 등을 면밀하게 따져서 검토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