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김종훈 SK이노베이션 이사회 의장이 올해 경영 상황을 '레이니 데이(Rainy day)'로 진단하며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8일 SK이노베이션에 따르면 김 의장은 최근 진행된 사내 인터뷰를 통해 "올해가 레이니 데이의 한 해가 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며 "계속된 체질 개선으로 레이니 데이를 잘 견디도록 이사회가 L·H·C(Lead·Help·Check)를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레이니 데이를 우리말로 번역하면 '비오는 날'이나 궂은 날을 뜻한다. 경영에 비유하면 매우 좋지 않은 환경을 말하는데 영어권 국가에서는 만일에 대비한다는 의미로도 쓰인다.
김 의장은 2020년 2월 사내 인터뷰에서 "기업은 실적이 좋을 때 레이니 데이를 준비해야 하고 좋지 않을 때에는 반드시 (이를) 돌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장이 이사회 역할로 꼽은 L·H·C는 이끌고, 돕고, 확인한다는 것이다.
김 의장은 SK이노베이션이 처한 레이니 데이를 각 나라가 기술 우위 경쟁을 벌이고 이익과 효율을 극대화하는 상황을 일컫는다. 이러한 배경에서 경제 안보 개념이 등장했고 기업 입장에서 이를 바라보면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SK이노베이션은 '카본 투 그린(탄소에서 녹색으로)' 전략을 선포하고 정유·석유화학에 중점을 둔 '카본(탄소) 비즈니스'에서 '그린 비즈니스'로 사업 모델을 전환했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SK이노베이션 이사회는 사외이사 비중을 70% 이상으로 높이고 2021년부터 최고경영자(CEO) 평가, 보수, 승계 같은 사안에 의결권을 행사하고 있다.
김 의장은 "이사회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이 사업 구조를 전환하는 파이낸셜 스토리 실현에 매우 중요한 일"이라고 언급했다.
김 의장은 이어 "이사회가 20년 간 결코 놓치지 않은 것은 사명감"이라며 "이사회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이 추진하는 '올 타임 넷제로' 실현이 달려 있다는 사명감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 타임 넷제로는 SK이노베이션 창립 100주년인 2026년에 회사 창립부터 직접 배출한 탄소만큼 배출량을 감축하겠다는 목표다.
마지막으로 김 의장은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회사, 구성원이 함께 노력해야 한다며 "서로 L·H·C를 실천하고 이해관계자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