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자동차·조선·항공 등 모빌리티 관련 업계가 지난해 실적 호조를 동력으로 '제 2의 전성기'를 노린다. 자동차는 친환경차 전환, 조선은 스마트 조선소 구축, 항공은 규모 경제 실현을 목표로 전열을 가다듬는다.
현대자동차그룹은 내연기관에서 전기차로 사업 중심을 옮기며 투자를 이어간다. 올해 예정된 투자 규모만 총 10조5000억원으로 현대차그룹 연간 설비투자액이 10조원을 넘어선 경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체적으로 미국 조지아주(州) 전기차 신공장 건설에 5조6000억원, 차세대 전기차 모델 개발에 4조2000억원, 기타 신규 사업과 전략적 투자에 7000억원을 각각 투입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는 울산에 연간 15만대에 이르는 전기차 전용 공장을 짓는다. 울산과 조지아 신공장 모두 2025년 완공이 목표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지난달 신년회에서 현대차·기아가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 5위권에 진입했다고 언급하며 "올해는 더 진화된 차량을 개발하고 공급해 전동화 체제로 전환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울러 조선업계는 선박 운항과 조선소 건설에 인공지능(AI)과 빅데이터를 적용하는 사업을 추진한다. 배를 짓는 제조기업에서 첨단 기술 기업으로 앞다퉈 전환하는 분위기다.
사업 구조 개편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HD현대(옛 현대중공업)다. HD현대는 선박 종합 해양기업으로 도약을 선언하며 오는 2026년까지 친환경과 AI 분야에 총 21조원을 투자한다. 자동화·무인화를 실현할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12조원, 친환경 연구개발(R&D)에 7조원 쏟아붓는다. 또한 1조원을 투자해 자율운항과 스마트 조선 제품 개발에 나선다. 1조원은 혁신 기업 인수합병(M&A)에 쓰일 예정이다.
항공업계가 풀어야 할 최대 과제로는 외연 확장이 꼽힌다. 항공업은 규모 경제로 인한 이점이 극명하게 나타나는 업종이다. M&A를 통해 몸집을 키우면 중복 노선 조정과 항공기 정비, 지상조업, 시설 운영 등을 효율화할 수 있어 비용은 낮추고 수익은 극대화된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이 대표적인 사례다. 대한항공은 2020년부터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추진했으나 유럽연합(EU)과 미국, 일본을 비롯한 경쟁당국 심사가 늦어지며 답보 상태다. 올해는 M&A를 매듭지어 세계 7위 '메가 캐리어(초대형 항공사)' 탄생을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조원태 대한항공 대표이사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합병'을 언급하며 의지를 드러냈다.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는 지난 2020년을 시작으로 3년째 신년사에 등장했다. 조 회장은 "2023년이 아시아나항공 인수라는 큰 과제를 완수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