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 항공업계가 대중국 비자 발급 정상화와 동시에 노선 증편 등으로 수익성 강화에 나선다. 코로나19 거리두기 해제로 인한 여행 수요 회복과 중국 하늘길 재개, 높아진 항공권 가격 등으로 올 1분기(1~3월) 실적에 청신호가 켜질 전망이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중국행 한국인의 비자 발급 정상화 절차를 밟고 있다. 우리 정부가 지난 10일 대중국 비자 발급을 정상화한다고 밝힌 뒤 진행된 대응조치로 해석된다. 우리 정부는 지난달 2일부터 중국 내 코로나19 확진자 상황을 고려해 중국인의 한국행 단기 비자 발급을 중단했다가 재개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티웨이항공 등 국내 주요 5개 항공사들도 대중국 노선을 늘릴 것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국과 중국을 오가는 운항 노선은 1주일에 62회 수준으로 올 초 중국 정부와 합의했던 '주 100회 증편'에는 이르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이전 한·중 운항 노선이 주당 553회에 달했던 점을 감안하면 운항이 거의 이뤄지지 않는 셈이다.
대중국 운항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주요 항공사들의 매출 대비 중국 노선 비중도 크게 떨어졌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각 항공사들의 중국 노선 비중은 1~3%대에 불과했다. 각 항공사들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에는 매출의 10~20%가 중국에서 발생했다.
중국 노선 증편 기대와 함께 여행 수요 회복으로 인한 실적 개선 기대감도 여전하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내 항공사 여객 수는 435만6355명으로 전년(2022년) 동기 대비 34% 늘었다. 현재는 일본·동남아시아 등 단거리 노선 중심으로의 회복세가 중심이다. 다만 이용객이 수천명에 불과했던 지난해 1월 대비 유럽과 미주 등 장거리 노선 여객도 2만7000명 수준으로 올라왔다.
해외 여객 수요가 늘어나면서 항공권 가격도 지속 상승세다. 항공권 가격은 기본 운임과 공항세·유류할증료로 구성된다. 또 여객 수요가 좌석 공급 대비 큰 경우에도 가격이 뛴다. 각 항공사 홈페이지에 게시된 가격정보에 따르면 미주·유럽 등 주요 장거리 노선 항공권 가격은 코로나 이전보다 2~3배가량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항공권 가격을 높여도 수요가 높아 빈 자리가 나지 않는만큼 항공사들 수익성도 높아질 여지가 크다.
각 항공사들은 중국행 비자 발급 정상화가 진행되는대로 기존 검토하던 노선을 중심으로 증편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경우 내달 중 인천~광저우·선양·다롄, 인천~선전 등 주요 노선을 증편한다는 계획이다. 저비용항공사(LCC)들의 경우 현재는 대만·홍콩 등 노선에 집중하고 있다. 한 LCC 관계자는 "3~4월은 전통적인 항공업 비수기로 대형 항공사들처럼 (대중국 노선) 증편을 확정지을 수는 없다"면서도 "시기는 알 수 없지만 한·중 비자 발급이 재개되는 것은 분명한 업계 호재"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