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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현대차그룹, 성과급 밥그릇 크기 '싸움'...미지급 계열사들 '벌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종형 기자
2023-02-21 16:15:54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 현대차·기아, 임직원에 600만원 수준 성과급 지급

현대위아·현대트랜시스·현대모비스에는 300만원...현대모비스 노조 '반발'

현대제철 등 여타 강성 노조로 번질 가능성

현대모비스 본사 모습[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현대자동차그룹 내 계열사들이 성과급 차등 지급으로 인한 내홍에 휩싸였다. 지급이 약속된 일부 계열사들도 현대차·기아 등 완성차 2개사 수준을 요구하면서 노사 갈등으로 번질 우려도 나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기아는 다음달 2일 모든 직원에게 600만원 수준(현대차 400만원·주식 10주, 기아 400만원·주식 24주)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

앞서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국금속노동조합 산하 현대차그룹 11개 계열사 노동조합(노조)은 지난 16일 사측에 특별격려금을 요구하며 쟁의활동을 벌였다. 이윽고 하루 뒤인 지난 17일 장재훈 현대차 사장은 특별성과급 지급 계획을 밝히며 "헌신적으로 노력해주신 직원 여러분에게 최고성과에 따른 특별성과급을 지급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계열사 노조가 한 목소리로 특별격려금을 요구한 까닭은 현대차·기아가 2021년에 이어 지난해에도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현대차와 기아를 합쳐 2021년 매출은 187조4730억원, 영업이익은 11조7446억원이었다. 지난해에는 합산 매출 229조865억원, 영업이익 17조529억원을 거뒀다.

그룹 핵심인 완성차 기업 임직원에만 성과금이 지급되는 것은 아니다. 현대위아와 현대트랜시스, 현대모비스 사측도 전 직원에게 3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해 9월 성과급 차등 지급을 비판하며 쟁의활동을 벌이는 모습[사진=연합뉴스]


반면 각 계열사 노조에서는 완성차 업체와 동일한 수준의 성과급을 요구하고 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모비스위원회(현대모비스 노조)는 최근 300만원 성과급에 대한 수용 불가 입장을 내고 지난 17일부터 본사 사장실을 점거하고 농성 중이다. 현대모비스 노조는 지난해 3월에도 현대차·기아와 달리 격려금 400만원이 지급되지 않았다며 동일 처우를 요구하는 쟁의활동을 벌였다.

현대모비스 측은 이번 특별격려금 지급이 업황 악화 가운데 내린 결정이라며 추가 지급은 어렵다는 입장이다. 현대모비스는 지난해 매출 51조9063억원, 영업이익 2조265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24.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소폭(0.7%) 줄었다. 

업계에서는 현대모비스 사례가 현대차그룹 다른 계열사까지 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노사 갈등이 확대되고 생산 차질까지 빚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현대제철 노조의 경우 지난해 현대모비스 노조와 같이 현대차·기아 임직원과 같은 수준의 격려금을 요구하며 62일동안 게릴라 파업을 벌였다. 

현대제철은 지난해 매출 27조3406억원, 영업이익 1조6166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9.4% 증가한 반면 영업이익이 33.95% 떨어졌다. 성과금을 요구할 명분이 없다는 게 중론이지만 아직까지 노조 입장이 나오지 않은 만큼 지난해 전철을 밟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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