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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산업 뷰파인더] 파업 목적에 명분 끼워 넣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성상영 기자
2022-11-26 06:00:00

민주노총, 24일부터 '총파업' 돌입

제조 사업장은 빠지고 공공에 집중

연례행사 변질된 파업, 명분은 약화

지난 24일 강원 동해시 북평산업단지 내 대한송유관공사 영동지사 앞에서 화물연대 총파업 출정식이 열리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산업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를 꼽아 자세히 들여다 본다.[편집자 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산하 노동조합이 지난 24일부터 차례로 파업에 돌입했다. 학교 급식과 물류가 차질을 빚으면서 가뜩이나 위축된 경기에 찬물을 끼얹는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번 민주노총 '총파업'은 공공부문에 초점이 맞춰진 모습이다. 이른바 파업 동력의 큰 부분을 도맡아 온 현대차·기아 노조를 비롯한 제조 사업장 대부분이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을 제때 타결했기 때문이다.

26일 민주노총에 따르면 파업 참여 노조는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본부와 교육공무직본부, 서울대병원분회, 학교비정규직노조 등이다. 일반열차와 KTX, 수도권 광역전철 등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와 서울교통공사 노조인 철도노조, 서울교통공사노조는 열차 운행을 지연시키는 '준법투쟁'을 진행 중이다.

통상 총파업은 전국 단위 노동조합 최상위 조직이 주도하고 산하 노조가 일제히 참여하는 파업을 일컫는다. 1987년 민주화 바람과 함께 일어난 '노동자 대투쟁'과 1996년 말부터 1997년 초까지 이어진 '노동법 개정 투쟁'이 대표적이다.

민주노총이 설립된 1995년 이후 총파업은 노동계가 가장 자주 이용하는 투쟁 전술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민주노총의 1년은 춘투로 시작해 동투로 끝난다. 주요 대형 사업장이 임단협 시즌에 돌입하는 7월에는 여름 투쟁이라고 해서 '하투(夏鬪)', 민주노총 창립기념일(11월 11일)과 전태일 열사 기일(11월 13일)이 있는 11월에는 겨울 투쟁이란 의미로 '동투(冬鬪)'라고 부른다. 국내에선 '근로자의 날'로 제정된 세계 노동절(5월 1일) 즈음에 일어나는 파업은 '춘투(春鬪)'다.

총파업이 연례행사로 굳어지면서 습관적으로 이뤄지다 보니 노동계 일각에서는 '뻥파업'이라는 말도 나온다. 총파업이라고 해놓고 노조 조합원 참여는 저조해 허풍이나 마찬가지라서다. 구호만 요란하게 늘어놓고 실체는 없다는 의미도 담겼다.

노동계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연초가 되면 사업장별 노조 대표자가 모여 대의기구인 중앙위원회와 대의원대회 등을 통해 1년치 사업 계획을 확정한다. 총파업은 이때부터 계획이 잡힌다. 노사관계 문제가 불거지기 전부터 파업을 '사업 목표'로 상정하고 각종 구호를 끼워 맞추듯 한다. 이는 노동계는 물론 기업 노무 담당자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다.

파업은 노조가 임금 인상 등 근로조건 개선을 위해 사용자(경영자)와 교섭을 벌이다 이견을 좁히지 못할 때 선택하는 최후 수단이다. 한국은 헌법에서 노동자의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 등 '노동 3권'을 보장하고 있다.

근로조건 개선 목적이 아닌 정치적 목적으로 벌이는 '정치 파업'도 있다. 한국에서는 단체행동권을 좁은 의미로 해석하는 분위기 때문에 정치 파업은 허용되지 않는다.

역사적으로 보면 한국 노동운동이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 급진적인 학생운동과 궤를 같이 하는 탓에 정치적 색채가 강한 편이다. 1987년 민주화 이후 40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별반 다르지 않다는 지적이다.

근래 들어서는 근로조건과 관련한 적당한 요구 조건을 넣어서 대정부 투쟁에 나서는 모습이 자주 엿보인다. 사회 분위기는 수십 년 전과 비교해 바뀌었지만 투쟁 관습은 크게 달라지지 않으면서 노조를 바라보는 시선이 곱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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