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한의사협회 등 13개 단체로 구성된 보건복지의료연대의 대규모 총궐기대회(26일)가 이틀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의료 현장에서는 간호사 처우 개선을 위한 간호법이 오히려 간호사 부족 문제를 심화시킬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4일 오전 10시 30분부터 서울 영등포구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는 대한병원협회 박현 전문위원이 "보건의료 체계를 무너뜨리고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간호단독법은 반드시 폐기되어야 합니다"라는 등의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들고 국회 본회의에 직회부된 간호법 제정안 폐기 촉구 1인 시위를 했다.
쌀쌀한 날씨 속에 맨 손으로 두 개의 대형 플래카드를 붙들고 땅바닥과 자신의 몸에 지탱하며 1인 시위를 벌이던 박 위원은 "전체적인 의료 개선을 위한 법 제정이 필요하다"며 "간호사 만을 위한 법이 진정으로 국민을 위한 법인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한간호협회는 간호법이 간호사의 처우 개선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는 측에서는 지방 및 중소 병원은 지금도 인력난인데 간호법이 제정된다면 지역사회 간호사 활동이 증가해 의료기관 내 간호사 수가 감소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로 제정되는 간호법 안에 포함된 '지역 사회'라는 문구 때문이다.
결국 간호법 제정의 주된 취지인 '근무 환경 개선'도 어려워지며, 이 피해는 국민에게 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박 위원은 일각에서 "간호법이 통과되면 병원 개업 등 독단적인 일을 할 수 있다"는 주장을 펼치는 것에 대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최근 삼성서울병원에서 공고를 내 논란을 가져온 'PA(Physician Assistant, 진료보조) 간호사'에 대해서는 간호법과 직접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는 간호협회 입장과 동일하다.
간호협회도 이날 여의도 국회와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간호법 제정 촉구 행사를 개최하기로 했으나 이를 취소했다. 반면 간호법 제정을 막기 위한 총궐기대회는 오는 26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 앞 여의대로에서 열릴 예정이다.
의료계 내에서 간호법 제정에 찬반이 갈리는 것처럼 국회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대체로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고 있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내부적으로는 의원 별로 입장이 제각각이다.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간호법 제정을 반대하는 것은 맞지만, 이 법은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 공약 중 하나라 답변하기 난감하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다른 관계자는 "국민의힘 자체의 당론 결정은 없으며 더불어민주당의 처리 과정 때문에 문제를 제기한다"고 했다.
한편 간호법 제정안은 지난 9일 국회 본회의 직회부가 결정됐다. 본회의 직회부가 결정된 2월 9일부터 30일 이내까지 합의가 가능하기에 오는 3월 10~11일 이내에 본회의 회부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