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국내에 진출한 외국투자기업(외투기업) 10곳 중 6곳은 투자 확대를 고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중심으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는 가운데 여기에 속한 한국이 외투기업에도 매력적인 투자처로 인식된다는 평가다.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가 30일 발표한 '외투기업의 투자 결정 요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외투기업 64.2%가 향후 한국 투자를 늘릴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대한상의, 오준석 숙명여대 교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가 외투기업 95곳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외투기업은 대체로 국내 투자를 긍정적으로 생각했다. 전반적인 만족도를 물은 결과 89.1%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한국 진출을 고려하는 기업에 투자를 추천하겠다는 응답도 71.4%나 됐다. 추가 투자 계획이 있는 기업은 53.8%였다.
오준석 숙명여대 교수는 "우리나라 투자 동력이 약해지는 상황에서 외투기업의 만족도가 높고 증액 투자를 고려하는 것은 국내 투자 경쟁력이 있다는 뜻"이라며 "공격적으로 투자를 유치할 수 있는 전략을 수립하고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국내 투자를 결정할 때 가장 많이 고려한 요인은 '시장 성장 잠재력(55.1%·복수응답)'이었다. 이와 비슷하게 투자 인센티브(53.9%)와 내수시장 진출(49.4%)도 높은 비율을 보였다. 우수 인력을 확보할 수 있는 점(44.9%)도 장점으로 꼽혔다.
그러나 정부 정책 측면에서는 세금 감면이나 토지 임대 지원 같은 제도가 잘 마련됐는지, 그리고 규제와 관련한 사항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설문에 참여한 외투기업 68.8%는 투자 인센티브 매력도를 따져본다고 답했다. 이어 규제에 따른 애로사항이 있는지(64.5%), 행정·규제 정보를 얻기 쉬운지(61.5%) 등 답변이 많았다.
이상헌 대한상의 규제혁신팀장은 "공급망 재편과 중국 제조업 이탈로 인한 글로벌 투자 환경 변화를 유치 확대 기회로 인식해야 한다"며 "투자를 촉진하려면 인센티브 제도 개선뿐 아니라 행정 인프라와 투자 지원 서비스 등 시스템 전반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