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상공의 날이 처음 제정된 1974년 한국 명목 국내총생산(GDP)은 195억4000만 달러였다. 그리고 지난해 GDP는 1조6643억3000만 달러(약 2182조7700억원)였다. 지난 반세기 동안 한국 경제가 산업화를 이룩한 결과다.
16일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에 따르면 1974년부터 2022년까지 50년간 GDP가 85.2배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GDP는 563달러에서 3만2237달러로 57.2배가 됐다. 수출액은 44억6000만 달러에서 6835억8000만 달러(896조5200억원)로 153.3배 뛰었다.
대한상의는 이날 상공의 날 50주년 기념 주간을 맞아 산업화 성과가 담긴 '한국경제와 우리 기업의 50년 변화와 미래준비' 연구보고서를 발간했다. 대한상의는 국내외 경제 데이터를 토대로 △국가경제 성장 △산업구조 고도화 △수출·무역 △투자·일자리 창출 등 4가지 영역에서 성과를 분석했다.
보고서는 "1970년대는 삼성전자(1969년 설립), 현대자동차(1967년), 포스코(1968년) 등 한국 대표 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을 시작한 시기로 산업화 원년이라는 의미가 크다"며 기업이 주도한 산업화 성과를 강조했다.
보고서는 먼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자료를 분석해 각 나라별로 50년간 기업 투자가 GDP에서 차지한 비율을 비교했다. 그 결과 한국의 기업 기여도는 평균 20%로 선진 7개국(G7)인 △미국(10.8%) △일본(16.6%) △영국(10.7%) △독일(12.1%) △프랑스(11.6%) △캐나다(10.7%) △이탈리아(10.3%)보다 높았다.
시기별로 보면 기업 GDP 기여도는 최근에 이를수록 우상향하는 추세를 보였다. 수출 100억 달러를 돌파한 1977~1978년과 서울올림픽 개최 직후인 1989~1990년에 크게 상승했고 2차 석유파동(오일쇼크)이 덮친 1979년과 1997~1999년 외환위기 땐 일시적으로 하락했다.
산업화를 거치면서 경제성장을 이끈 핵심 산업도 바뀌었다. 산업화 초기인 1971~1975년 주력 산업은 농림·어업, 도·소매업, 섬유·가죽공업 등이었으나 최근 5년(2017~2021년)에는 컴퓨터·전자기기, 금융·보험, 정보통신서비스 중심으로 산업 구조가 재편됐다.
수출 규모는 훨씬 빠르게 커지며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라는 말을 실감케 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1974년 수출 총액은 44억6000만 달러에 불과했으나 3년 만인 1977년 100억 달러를 돌파하고 4년 뒤인 1981년에는 200억 달러 벽을 넘었다. 1000억 달러 돌파 시점은 1995년이다.
글로벌 시장에서 '메이드 인 코리아(Made in Korea)' 제품이 차지하는 비율은 1974년 0.53%, 세계 39위에 그쳤으나 2021년에는 2.89%로 크게 올랐다. 이는 세계 7위 수준이다. 글로벌 시장 점유율이 높은 산업으로는 △반도체(9.8%, 4위) △조선(17.7%, 2위) △자동차 5.3%(5위) △석유화학(9.9%, 2위) △디스플레이(8.8%, 3위) △철강(4.7%, 4위) 등이 꼽혔다.
연구를 총괄한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은 "지난 50년간 한국경제 성장 중심에는 경쟁력을 강화하려 노력한 기업이 있었다"며 "기업의 노력이 촉진되도록 정부는 과거에 만들어진 낡은 법과 제도를 정비하고 급변하는 정세에 탄력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