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11.19 수요일
맑음 서울 2˚C
맑음 부산 4˚C
맑음 대구 3˚C
맑음 인천 4˚C
흐림 광주 7˚C
흐림 대전 3˚C
맑음 울산 4˚C
맑음 강릉 2˚C
흐림 제주 11˚C
금융

[기자수첩] 에코거지라고 '주식 소외' 고민…정상과 비정상 사이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이삭 기자
2023-04-20 05:00:00

김현수 애널리스트, 소외감에 매수 말라고 지적

일부 개미 추격매수 비이성적…불필요한 소외 조장

 

[이코노믹데일리] 얼마 전 모 증권사 관계자에게 어떤 뉴스가 별로냐고 물었더니 이렇게 답했던 걸로 기억한다. 증권사가 매도 리포트 안 쓴다고 비판하는 기사. 증권사는 엄연히 사기업이므로 매수 리포트 위주가 자본주의 차원에서 합당하다는 것이 그의 논리였다.

압도적인 매수 리포트 비중에 대한 비판을 모르지 않았으나 그 의견도 타당하다고 생각했다. 증권사도 먹고살아야 하는 곳이니까.

최근 김현수 하나증권 애널리스트의 에코프로 매도 의견이 증권가 이슈로 떠올랐을 때 몹시 착잡했다. "수산화리튬 가격을 엉터리로 반영했다, 공매도 세력과 결탁했다, IB(투자은행) 사업부 부속품으로 전락했다" 등등. 온갖 비난이 그에게 쏠렸다.

그 역시 매수 리포트를 남발하는 자본주의적 집단에 복무하건만 어째서 매도 리포트를 냈나.

김 연구원은 해당 보고서 서두에 "끝까지 이성의 끈을 놓쳐선 안 된다"며 FOMO(Fear Of Missing Out)에 의한 매수를 경계한다고 지적했다. 그가 꺼내든 개념은 '소외감'이었다.

이런 주식 소외 현상은 "너도 에코거지(에코프로 주식이 없는 거지)냐"는 자조(自嘲)로 희화화됐다. 상대적 빈곤인을 뜻하는 '벼락거지'에서 파생된 이 말은 소유에 있어 부자와 빈자를 구태여 갈라친다는 점에서 불순하고 괘씸해 보였다.

에코프로 주식이 없다고 거지 소리를 내뱉거나 듣게 되는 풍토가 정상인가. 그런 소유 방식 가운데 누구도 벗어날 수 없음을 인정하더라도 어떤 종목 하나 없다고 소외감이 광풍처럼 부는 사회가 온당한가.
 
시장은 여러 번 경고했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주 상승세를 쉽게 설명할 수 없다고 일찍이 고백한 가운데, 상당수 전문가는 관련 분석을 포기해 버렸다. 이들은 매수 리포트를 내지 않음으로써 일종의 의견 표시를 한 셈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지난달 20일 에코프로비엠 투자등급을 '비중 축소'로 제시하며 최근 주가 성과가 과도하다는 리포트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가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배포됐다는 사실은 검색창을 조금만 뒤져봐도 차고 넘친다. (김 연구원이 에코프로 매도 리포트를 낸 날은 그로부터 23일이 흐른 4월 12일이다)

이때부터라도 공매도 먹잇감이 될 우려를 먼저 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은가. 공매도 수요가 폭발할 게 버젓이 엿보이는데 말이다. 예상대로 에코프로 관련주 공매도 대차잔액은 사상 최대치를 찍고 있다.

애석하게도 단기적 탐욕에 찬 일부 개미들이 위 소식을 무심코 지나쳤을지 모를 일이다. 그럼에도 정보의 비대칭성이 현저히 감소한 시대에 비이성적인 투심 과열이 초래할 폐해까지 모를 리 만무했을 거다. 기자는 일련의 추격 매수가 너무도 당연시되고 불필요한 소외를 부추기는 까닭에 이 모든 게 한 편의 쇼처럼 느껴진다.
 
누구도 주식 하나에 소외돼서는 안 된다. 삶을 베팅해서도 안 된다. 김 연구원은 이런 기현상을 바로 잡고자 했다. 용감하게 먼저 총대를 멘 그를 조만간 만나 보고자 한다.

이하는 사족.
기자는 김 연구원과 일면식이 없으며 여태껏 에코프로와 그 자회사 주식을 소유한 적도 없다.



0개의 댓글
0 / 300
댓글 더보기
경주시
신한투자증권
한화투자증권
삼성화재
하이닉스
스마일게이트
KB국민은행
DB손해보험
신한은행
씨티
NH
신한금융지주
한화
NH투자증
db
교촌
삼성전자
카카오
SC제일은행
한국투자증권
롯데캐슬
우리은행
포스코
kb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삼성증권
다음
이전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