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SK이노베이션이 공시한 올해 1분기 연결 기준 경영 실적에 따르면 배터리 사업을 담당하는 SK온 매출은 3조3053억원으로 분기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162.3% 급증했고 직전 4분기(10~12월) 대비 14.9% 증가한 수치다.
SK온은 1분기 실적과 관련해 "신규 가동을 시작한 공장들의 램프업(생산량 확대)에 따라 작년 4분기 대비 매출이 4297억원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매출 성장에도 불구하고 수익성 개선에는 실패했다. 1분기 영업손실은 3447억원으로 지난해 4분기(3381억원)보다 폭이 커졌다. 올해 초 미국 포드 전기차 F-150에 공급한 배터리가 화재 발생 가능성이 확인되며 생산이 중단된 탓이다. 이에 따른 리콜 경비와 임직원 상여금 등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다만 영업이익률은 배터리 판매량 증가와 신규 공장 수율(양품 비율) 향상으로 4분기보다 개선됐다.
SK온은 해외 신규 공장 생산량이 추가로 늘어나며 매출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SK온은 2분기부터 IRA의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수혜 효과를 회계에 반영해 추가적인 손익 개선이 나타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SK온은 올해 6674억원, 내년에는 1조원 규모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훈 SK온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RA 세부지침 중 AMPC와 관련된 구체적인 항목이 발표되지 않아 실적에는 반영하지 않았다"며 "지침이 구체화되면 2분기께 실적에 반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SK온은 미국에 신규 투자를 이어가며 본격적인 IRA 보조금 사냥에 나섰다. SK온과 현대자동차는 총 50억 달러(약 6조5000억원)을 공동 투자해 미국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셀 합작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오는 2025년 공장이 가동을 시작하면 배터리 용량 기준으로 연간 35기가와트시(GWh)를 생산할 예정이다. 또한 포드와 합작한 블루오벌SK 공장이 같은 해 가동되면 미국 내 전체 생산능력은 180GWh 수준까지 올라갈 전망이다.
진선미 SK온 기획담당은 "북미 전기차 시장 성장이 가속화하면서 SK온의 북미 수주 기회는 확대될 것"이라며 "중장기적인 배터리 성장성은 물론 수익성에서도 긍정적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