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재계에 따르면 기시다 총리가 국내 경제6단체(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무역협회(무협)·중소기업중앙회·한국중견기업연합회(중견련)) 장과 간담회를 열었다. 한일경제협회장을 맡고 있는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도 함께했다.
간담회에서는 양국 경제 교류 활성화와 반도체, 배터리 등 핵심 산업에서의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대한 공동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수소 산업 등 신기술 분야에 대한 해외 자원 공동 개발과 제3국 신시장 협력 등도 핵심 의제로 다뤄졌다.
구자열 무협 회장은 "경제 안보가 과거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시점에서 양국은 해외 자원 공동 개발과 핵심 전략 물자의 공급망 협력을 통한 공동 이익 추구에 나서야 한다"며 "지리적 인접성을 활용해 수소 등 에너지 신기술 개발·생산·공급 협력과 제3국 공동 진출을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기시다 총리는 전날(7일) 윤석열 대통령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에서 한·일 정상회담을 마친 뒤 사실상 '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 원상회복을 선언했다. 또 한국 반도체 제조업체와 일본 소부장 기업의 공급망 공조 강화를 강조하기도 했다.
재계는 12년 만에 양국 셔틀외교가 복원됐다며 환영하는 목소리가 잇따랐다. 전경련은 이번 정상회담에 대해 "최근 상호 화이트리스트 복원 방침에 이어 반도체 공급망 구축, 우주, 양자, AI(인공지능) 등 다방면에서 협력을 강화하기로 한 양 정상의 합의는 향후 양국 경제 협력 확대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며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 환경 하에서 양국이 서로 윈-윈 할 수 있는 기반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중견련도 "이번 정상회담이 글로벌 패권 경쟁에 대응할 양국 간 공급망 협력을 가속화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공고한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한·일 경제 협력을 가속화 할 구체적이고 신속한 조치가 뒤따르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재계는 앞으로 양국 간 경제 협력 범위를 반도체에서 머무르지 않고 소부장, 배터리, 전기차 등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하는 분위기다. 경제6단체도 실질적인 협력을 위해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대한상의는 이달 말 일본 간사이경제연합회와 온라인 간담회를 개최하고 다음 달 9일에는 6년 만에 한일상의 회장단 회의를 열 계획이다.
한편 일본대사관은 이번 간담회에 5대 그룹 총수 동석을 추진했으나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윤 대통령이 일본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열었을 때 전경련과 일본경제단체연합회(게이단렌) 주최로 '한·일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는 이재용 회장을 비롯한 4대 그룹 총수가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