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한국도 동참하기로 결정하면서 국내 기업이 '수주 잭팟'을 터뜨릴지 기대를 모은다. 1년 넘게 이어진 전쟁으로 사실상 전 국토가 황폐화된 탓에 사회간접자본은 물론 소형모듈원전(SMR)과 태양광 등 에너지까지 폭넓은 협력이 예상되지만 업계는 "종전이 우선"이라는 분위기다.
22일 정부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는 1200조원에 이를 전망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지원에 나설 것으로 관측되면서 제2차 세계대전 전후 복구 계획에 빗대 '제2 마셜 플랜'으로도 불린다.
정부는 우선 본격적인 재건에 앞서 긴급하게 필요한 지뢰 제거 장비와 긴급 후송 차량 등 물자를 지원할 계획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21일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을 만나 "한국 정부는 국제사회와 긴밀히 협력해 외교적, 경제적, 인도적 지원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재건 사업은 주로 파괴된 도로와 철도, 항만 등 기간 시설을 건설하는 데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지만 에너지와 방산도 국내 기업 진출이 기대되는 분야다. 그중에서도 전후 복구를 위해 막대한 전력이 공급돼야 해 원자력발전을 비롯한 에너지 설비 투자가 필수다.
에너지 기업 가운데 종전 이후 재건 사업 참여 가능성이 거론된 대표적인 기업은 두산에너빌리티다. 이 회사는 국내 원전 시장이 얼어붙으며 장기간 수주 가뭄을 겪다 최근 신한울 3·4호기 주기기 제작에 착수하며 서서히 활기를 되찾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전보다 몸집을 줄여 설계를 간소화한 SMR에도 경쟁력을 지녔다.
태양광 역시 전후 복구 사업에서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우크라이나 에너지부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풍력과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8% 수준이다. 원자력(55.1%)이나 화력(29.3%)과 비교해 적은 편이지만 복구에 필요한 자금 규모로 따지면 480억 달러(약 63조원)에 이른다는 관측도 존재한다.
국내 기업 중에는 한화솔루션이 현지 태양광 발전소 구축에 참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솔루션 관계자는 "전쟁이 끝난 상황이 아니어서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는 없다"고 밝혔다. 전쟁이 현재진행형인 이상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에 국내 기업이 본격적으로 뛰어들기 어렵다는 얘기다.
두산에너빌리티 역시 재건 사업 참여 여부를 논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전쟁이 앞으로 얼마나 더 길어질지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식적으로 어떻게 하겠다고 정해진 것은 없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