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주도로 지난해 5월 출범한 '신(新)기업가정신협의회(ERT)'가 1년 만에 700곳 넘는 기업이 참여하는 범기업 캠페인으로 자리 잡았다.
신기업가 정신은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을 비롯해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 회장 등 경제인이 함께 선포한 개념으로 기업 경영의 방향타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다.
23일 대한상의에 따르면 ERT 참여 기업은 삼성전자와 SK, 현대차를 비롯해 76개에 그쳤으나 1년이 지난 현재 10배 가까이 늘어난 756개사로 집계됐다. 이 기간 지역 상의를 중심으로 전국에서 신기업가 정신 선포식이 20여 차례 열렸고 ERT 회원사가 함께하는 여러 사회공헌 활동이 진행됐다.
가장 큰 성과를 낸 활동은 '다함께 나눔 프로젝트'다. 기업이 자율적으로 사회공헌 분야와 지역, 기부 내용을 선택하면 다른 ERT 회원사가 동참하는 형태다. 현대차그룹과 효성그룹이 지난 3월 소방관 복지 지원에 호흡을 맞춘 데 이어 4월에는 SK그룹과 신한은행, 이디야커피가 위기 가정 청소년 자립을 지원했다.
이에 대해 이재혁 고려대 경영학과 교수는 "ERT 출범 이후 기업의 사회적 활동이 과거 대외적 선언을 넘어 실천으로 확산하고 있다"며 "다양한 산업과 지역사회에 분포한 ERT 멤버의 참여로 환경, 사회문제 해결은 물론 국가 경제와 지역사회 발전까지 가능해질 것"이라고 평가했다.
ERT는 지난해 출범과 함께 신기업가 정신과 관련한 5가지 실천 명제를 발표했다. 이는 당시 발표된 기업선언문에 담긴 것으로 △혁신·성장 △윤리경영 △조직문화 △친환경 △지역사회 발전 등을 일컫는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해 10월 신기업가 정신 확산을 위한 업무협약식에서 "패스트 팔로어(재빠른 추격자) 전략으로 선진국에 진입했지만 이제는 이 전략을 쓰기 어렵다"며 "새로운 룰(규칙)을 만들어야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대한상의가 ERT 출범 1주년을 맞아 167개 회원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불문하고 5가지 실천 명제를 경영에 반영하겠다고 답했다.
대기업은 친환경 경영(80%)을 최우선 순위로 꼽았고 혁신·성장(73.3%)과 지역사회 발전(73.3%)을 그 다음으로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윤리경영(66.7%)과 조직문화(63.3%)를 경영 방침에 비중 있게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은 대기업과 비교해 전반적으로 5가지 명제를 경영에 반영하겠다는 답변이 적었으나 혁신·성장(74.5%)만큼은 높은 비율로 실천 의지를 드러냈다. 친환경 경영과 지역사회 발전(각각 54%), 윤리경영과 조직문화(각각 51.8%)는 비슷한 응답률을 보였다.
대한상의는 신기업가 정신 실천 성과를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고려대 ESG(환경·사회·지배구조)연구원과 함께 평가 지표를 마련하고 있다. 아울러 미국 경제계를 대표하는 BRT와 교류를 강화해 국제 규범에 맞는 신기업가 정신 체계를 갖춘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