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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전쟁 중이지만 가야 할 길 ESG…러시아 플라스틱 단계적 감축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박경아 기자
2023-07-20 06:00:00

플라스틱 수입규제 대러시아 플라스틱 수출 6위 우리나라 기업에도 영향 미칠 전망

2022년 추정 GDP 러시아 9위, 한국 13위...서방 제재에도 거대시장

러시아의 날 기념 콘서트를 위해 모인 주민들
    모스크바 AP연합뉴스 11일현지시간 러시아의 날 기념 콘서트를 보기 위해 수천 명의 주민들이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모여 있다 러시아의 날은 매년 6월 12일이다 2023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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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날' 기념 콘서트를 보기 위해 수천 명의 주민들이 지난 11일(현지시간) 수도 모스크바의 붉은 광장에 모여 든 가운데 페트병에 든 음료를 마시는 젊은이 모습이 보인다. 사람들이 손에 든 러시아 국기 깃대들도 플라스틱이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우크라이나 침공 전쟁 500일이 넘은 러시아. 아직 양국 간 전쟁이 치열하게 전개 중인 가운데 러시아 정부가 플라스틱 사용 제한에 나섰다. 지역 분쟁도 중요 사안이지만 기후변화로 인한 지구환경 재앙이 더욱 치명적이라는 점을 잘 알기 때문일 것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러시아연방 모스크바무역관은 최근 러시아 환경관리공사(Russian Environmental Operator,REO)가 러시아 산업통상부에 △흰색, 청색, 녹색, 갈색 이외의 비전통적인 색상의 페트병 △재활용이 어렵거나 불가능한 얇은 수축 랩 △PVC 용기 △불용성 접착제를 사용한 포장재 사용 금지를 제안했다고 전했다.. 

이는 ‘러시아 에너지 순환경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유색 플라스틱 병 등에 대해 2024년까지 최대 5가지 △2030년까지는 최대 20가지 유형의 플라스틱 포장 사용이 금지될 수 있다. 여기에는 빨강, 노랑, 분홍 등 특정 색상의 페트병과 과일 및 채소를 담는 그물망, 플라스틱 커피 캡슐 등이 해당될 것으로 예상됐다. 

러시아 산업통상부는 “이와 같은 조치는 모든 플라스틱 제품 사용 금지가 아니라 포장산업에서 플라스틱 포장을 단계적으로 퇴출하고 완전히 재활용 가능한 재질로 대체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여느 나라와 같이 러시아에서도 젊은이들은 페트병에 든 탄산음료를 즐긴다.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플라스틱 폐기물 양도 증가하고 있다. 러시아 통계청에 따르면 2020년 러시아에서는 총 69억6000만t의 폐기물이 발생했으며 그 중 도시 고형 폐기물은 4846만t에 달했다. 러시아 도시 고형 폐기물에서 포장재는 42%를 차지하며 △포장용 필름 35% △페트병 12% △기타 폐기물 11% 순이다. 

러시아의 고형 폐기물들은 대부분 매립 방식으로 처리되고 있으며 2020년의 경우 전체 폐기물 중 74.5%인 3610t을 매립 처리했다. 폐기물 재활용 비중은 2020년 3.6%(176만t)으로 우리나라 폐기물 재활용 비중 86.5%(2019년 기준)에 비해 매우 낮은 수준이다. 특히 극동지방의 도시 고형 폐기물은 매립 처리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재활용률이 매우 낮다. 이 같은 폐기물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러시아 연방정부는 지난 2019년 1월 도시 고형 폐기물의 관리와 시스템 운영을 담당하는 REO를 설립했다.

모스크바무역관에 따르면 러시아 산업통상부가 플라스틱 사용 제한을 고려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매년 유사한 계획이 발표됐으며 지난 3월에는 러시아 언론 이즈베스티야가 “러시아 산업통상부가 일회용 식기, 플라스틱 용기, 컵, 비닐, 면봉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를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플라스틱 제품 수입 금지는 REO에 의해 조직된 러시아 에너지 순환경제 프로젝트의 또다른 일부로, 시행 기간은 2022년 1월 1일부터 2030년 12월 31일까지다. 순환경제 프로젝트는 △폐기물 발생량 감소 △재활용 수집 인프라 구축 △재활용 자원의 사용 촉진 △지속 불가능한 포장재의 유통 제한 폐기물 추적 시스템 구축 등 6개 영역을 포함한다.

러시아 플라스틱 가공업자연합에 따르면 러시아 폴리머 완제품 시장에서 수입제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에 달해 수입 의존도가 높은 편이다. 주로 중국(16%)과 독일(14%)에서 수입됐으며 한국은 6위(4.3%)를 차지했다.

시장조사 업체인 Globus Ved 자료에 따르면 2022년 러시아는 238만400달러 상당의 플라스틱 식기 및 주방용품(HS Code 3924100000) 약 3만3000kg, 약 27만1000달러 상당의 플라스틱 병(HS Code 3923301090) 2만kg, 2만 달러 상당의 면봉(HS Code 5601219000) 826kg, 336만 달러 상당의 비닐봉지(HS Code 3923210000) 122만2000kg을 수입했다.

모스크바무역관은 "수입량을 보면 여전히 한국이 러시아에 대한 대규모 플라스틱 수출국으로, 러시아에서 플라스틱 수입 금지 조치가 시행된다면 양국 간 무역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이러한 제품의 수입뿐 아니라 자국 내 생산 제한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장은 러시아 내에 생분해성 유사품 등 대체재가 없는 상황이라 대부분 기업이 이렇게 급격한 변화에 대비할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라고. 

모스크바무역관은 “최근 러시아 정부는 플라스틱 폐기물을 줄이고자 일련의 법안을 준비 중이나 구체적 조치 사항이 아직 나오지 않았고 단시간 내에 플라스틱 사용 제한을 강행할 가능성이 크지 않지만 대비는 필요하다”며 “우선 플라스틱 품목 중 규제 대상이 될 가능성이 높은 품목에 대한 대러시아 수출 상황을 점검하고, 비규제 카테고리로 대체하는 방안을 고려해볼 것”을 조언했다. 이어 “러시아 상품 제조업체 수는 약 400만개, 포장 제조업체의 수는 약 4000개로 적합한 포장 대체재를 러시아로 수출할 수 있다면 오히려 규제가 아닌 또 다른 시장 진입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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