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향후 몇 년 뒤 홍콩 여행을 가 호텔에 머물게 될 여행객들은 치약·치솔 등 여행용품을 꼭 챙겨가야 할 것 같다. 지난 3월 입법회에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류 판매 및 제공 규제에 대한 입법안'을 제출한 홍콩 정부가 이 입법안이 통과되는 대로 빠르면 올 4분기부터 해당 규제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는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에서 출발하지만 호텔 어메니티 등 일회용 플라스틱 사용 제한의 신호탄이란 것이 현지 무역관의 전언이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홍콩 무역관은 지난달 28일자 KOTRA 해외뉴스에서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류 판매 및 제공 금지 법안 동향'이란 제목으로 홍콩 정부가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류 판매 및 제공 규제 법안과 관련해 지난 3월 15일 입법회에 '2023년 제품환경보호책임(개정) 조례 초안'을 제출했으며 규제 법안은 총 2단계로 나눠 시행할 예정이고 1단계는 법안 통과 후 6개월 이내, 즉 빠르면 올해 4분기에 시행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이 법안에 따르면 규제 대상 일회용 플라스틱 식기 유형은 △플라스틱 스트로우 △ (음료수) 젓기 용품 △커트러리 △접시 △컵 △컵 뚜껑 △음식 포장 용기 △음식 저장 용기 △그 밖의 플라스틱 식기류를 모두 포함한다.
홍콩 정부는 1단계 정책 시행 이후 소비자들의 적응 상황과 플라스틱 대체재의 경제성을 검토한 뒤 오는 2025년 2단계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다. 2단계 정책에서는 식당 내 식사 고객 뿐만 아니라 테이크아웃 고객에 대해서도 플라스틱 컵 및 뚜껑의 판매와 제공을 금지하는 등 일회용 플라스틱 용기 판매 및 제공에 대한 전면적 규제를 시행할 계획이다.
홍콩 입법회 발표 자료에 따르면 현재 홍콩 내 고형 폐기물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한다. 매일 쓰레기 매립지에 버려지는 고형 폐기물 총 배출량은 꾸준히 상승해 2011년 8996t에서 2021년 1만1358t으로 10년새 26% 증가했다. 이 중 플라스틱 폐기물은 2011년 1694t에서 2021년 2331t으로 무려 40% 늘어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플라스틱 폐기물은 분해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점에서 그렇지 않아도 좁은 면적의 홍콩에 큰 부담이 되고 있다.
KOTRA 홍콩 무역관은 "해당 규제가 실제 적용될 경우 플라스틱 제품을 제공하는 식기나 일회용 호텔 어메니티 등을 수출하는 우리 기업에 부담으로 작용할 개연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해당 규정을 위반한 경우 최소 2000 홍콩달러(약 34만원)에서 최대 10만 홍콩달러(약 약 17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될 수 있으므로 프랜차이즈 음식점을 통해 홍콩 시장 진출을 고려하고 있는 한국 기업들은 새롭게 시행될 규제에 대해 반드시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친환경 소재 포장재를 생산하고 있는 우리 기업들에게는 이번 홍콩 당국의 플라스틱 일회용품 제한이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친환경 일회용품이나 다회용품으로 홍콩 진출을 모색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으므로 해외 진출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