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일주일에 이틀뿐인 꿀 같은 주말, 직장인들이 재충전하는 시간에도 산업 일선은 분주히 움직인다.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소식이 쏟아지는 요즘, <뷰파인더>는 바쁜 일상 속에 스쳐 지나간 산업계 뉴스를 꼽아 자세히 들여다 본다. [편집자 주]
국내 반도체 산업 두 기둥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각각 지난 27일과 26일 실적을 공개하며 연말 흑자전환 기대감을 불어넣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영업이익이 급강하하기 시작해 올해 1분기(1~3월) 바닥을 찍고 2분기(4~6월) 반등에 성공했다.
29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올해 4분기(10~12월)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흑자로 돌아설 것이라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이런 가운데 실적 속도는 이익 대부분을 차지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좌우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사업을 하는 DS(디바이스솔루션)부문 영업손실이 4조3600억원으로 나타났다. 직전 1분기(4조5800억원)보다 2200억원 개선된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14조원 넘는 분기 영업이익을 낸 DS부문은 그해 3분기부터 내리막을 걷기 시작해 올해 들어 적자로 전환했다. 삼성전자의 상반기(1~6월) 반도체 누적 적자는 9조원에 육박한다.
SK하이닉스도 비슷한 영업이익 흐름을 보였다. 비(非)메모리 비중이 30% 안팎은 되는 삼성전자와 비교해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가 압도적인 탓에 메모리 수요 감소 충격을 더 일찍 받았다. 지난해 4분기 1조8000억원대 적자를 냈다가 올해 1분기 3조4020억원으로 폭을 확대했다. 2분기에는 2조8820억원으로 반등하면서 삼성전자와 마찬가지로 '1분기 바닥론'을 증명했다.
업계에서는 하반기(7~12월)에 접어들며 점차 실적 상승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내다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DDR5 램과 고대역폭 메모리(HBM) 등 인공지능(AI) 구동 제품 수요 강세를 공통적으로 예측했다. 삼성전자는 "메모리 감산 기조에 따라 재고가 지난 5월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도 "비용 절감 노력을 지속한 가운데 재고평가손실이 감소했다"고 밝혔다.
투자와 생산도 AI용 메모리에 초점이 맞춰질 예정이다. 김우현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CFO·부사장)는 "전사 투자를 전년(2022년) 대비 50% 이상 축소한다는 기조는 변함 없지만 시장 성장을 주도할 DDR5와 HBM3의 생산능력을 확대하기 위한 투자는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2분기 시설투자에 14조5000억원을 쓴 삼성전자는 DDR5, LPDDR5x, HBM3 등 고부가 제품 판매와 신규 수주를 확대하고 인프라와 연구개발(R&D), 패키징에 투자를 지속하기로 했다. 또한 첨단 공정인 게이트 올 어라운드(GAA) 완성도 향상에 집중할 방침이다.
두 회사의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전화회의)이 끝난 뒤 증권가에서는 일제히 올해 말 내년 초 흑자 전환을 점쳤다.
삼성전자 실적과 관련해 키움증권은 "3분기에는 메모리 가격 상승 전환으로 D램 부문 영업이익 흑자 전환, 낸드플래시 영업손실 축소, 파운드리 대형 신규 고객 확보 등 사업 펀더멘털(기초여건)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KB증권은 "4분기 말 메모리 반도체 재고가 2분기보다 50∼60% 감소해 정상 수준에 근접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와 관련해서는 하나증권이 "하반기부터는 감산 효과가 본격화하며 유의미한 재고 감소도 동반될 것"이라고 예측했고 메리츠증권은 "D램 업황이 올해 4분기부터 가파른 개선 구간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추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