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업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체 수익성 지표인 '에틸렌 스프레드(제품에서 원재료인 나프타 가격 제외 금액)' 부진이 장기간 지속되고 있다. 업계는 통상 300달러(약 40만원)를 손익분기점으로 보는데 지난 1분기(1~3월) 에틸렌 스프레드는 168.66달러, 2분기(4~6월)는 233.92달러로 한참 밑도는 수치다.
국내 기업들은 재고자산 관리와 현금 확보를 위해 고부가가치 사업에 집중하려는 모양새다. 실제 LG화학은 전남 여수 나프타 분해시설(NCC) 제 2공장 가동을 중단하고 생산량을 조절한 덕에 4대 화학사(LG화학·롯데케미칼·한화솔루션·금호석유화학) 중 유일하게 상반기 재고자산을 지난 하반기보다 줄일 수 있었다.
LG화학의 NCC 2공장 가동 중단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업계는 LG화학이 2공장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다만 회사 측은 "자산 매각 관련해 결정된 것은 없다"면서도 "고부가 사업으로 구조 전환 속도를 높이는 중"이라고 전했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도 국내 3위 에틸렌 생산 업체인 여천 NCC를 사이에 두고 분할설이 나오고 있다. 여천 NCC는 지난 1999년 한화그룹과 DL그룹이 각 사 NCC를 통합해 만들어진 합작법인이다. 일각에서는 최근 석유화학 업황을 보면 각 사가 처분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는 의견도 제기된다.
이에 LG화학과 한화솔루션은 신사업에 방점을 찍고 사업 확장에 속도를 붙이고 있다. LG화학은 신사업으로 전기차 배터리와 탄소나노튜브(CNT)를 낙점하고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모양새다. 한화솔루션도 최근 고부가가치 광학 소재인 자일릴렌디이소시아네이트(XDI) 상업화를 완료한 데 이어 미국 중심 태양광 사업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다.
신사업이 빛을 보는 시점은 투자금 확보에 달렸다는 평가가 이어진다. 대량의 투자금을 투입한 탓에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3사는 모두 지난해 말 대비 올 2분기 차입금이 증가해 재무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신사업 추진과 관련해 업계는 우려보다는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신사업에 사용한 투자금은 궁극적으로 미래 시장 개척을 위한 활로가 될 것"이라면서 "그 시점이 앞당겨지기만을 바라고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스신용평가도 "한화솔루션의 경우 중단기적으로 차입금이 증가하며 재무 안정성이 다소 저하되지만 장기적 관점에서는 투자 완료 이후 사업 기반 확대에 따른 경상적 수익 창출력 강화에 따라 재무 안정성 지표가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