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친환경 선박 시장 선점을 위해 동분서주 하고 있다. 최근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세계 최초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명명식 현장에 참석하는 등 현장 행보에 나섰다.
17일 HD현대에 따르면 정 사장은 지난 14일(현지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2100TEU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호’의 명명식에 참석했다.
HD한국조선해양의 자회사인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이 선박은 세계적 해운그룹 ‘AP몰러-머스크(머스크)’가 HD현대에 발주한 19척의 메탄올 추진선 중 첫 번째로,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첫 번째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메탄올은 LNG에 이어 주목받고 있는 차세대 선박 연료다. 앞서 머스크는 오는 2040년까지 탄소중립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그 첫 단계로 메탄올 추진선의 도입을 발표한 바 있다.
로라 머스크호는 지난 7월 보통 조선소에서 진행되는 명명식 행사를 하지 않은 채 울산 현대미포조선에서 출발, 약 2개월간 총 2만1500킬로미터(km)의 항해 끝에 지난 13일 덴마크 코펜하겐에 도착했다. 이는 머스크가 ‘해운의 새 시대’를 연다는 의미를 담아 이번 명명식을 본사가 있는 곳에서 개최하기를 원해서다.
이에 따라 정기선 사장도 명명식 참석을 위해 코펜하겐으로 이동했다. 명명식에는 정 사장 외 선주사인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머스크 의장,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 등이 참석, 로라 머스크호의 명명을 축하했다.
선박의 이름은 창업주의 아버지 피터 몰러가 구입했던 첫 번째 증기선 ‘로라호’의 이름을 따 지었다. 선수와 선체에는 ‘제로(탄소중립)로 가는 길’이라는 슬로건을 새겼다.
정 사장은 최근 글로벌 선사와의 접점을 넓히고 국제 전시회 등에도 연이어 참석하는 등 조선·해운 시장의 친환경 신기술 요구에 대응하기 위해 보폭을 넓히고 있다.
정 사장은 명명식 하루 전날인 지난 13일에는 머스크 본사에서 오랜 유대관계를 이어온 로버트 머스크 우글라 의장과 만나 미래 협력 증진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같은 날 오전에는 코펜하겐에 위치한 ‘만 에너지 솔루션’의 R&D 설비를 참관하고 공동개발 중인 암모니아 추진 엔진 현황을 살피기도 했다.
정기선 사장은 “로라 머스크호가 탄소중립을 위한 중요한 이정표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며 “혁신적이고 선도적인 기술개발로 그린오션의 실현을 앞당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