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경영 전면 나서는 유통家 3세들…신사업 발굴 '특명'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3-09-18 18:34:37

한화갤러리아·삼양식품·농심 후계자들 '세대 교체' 속도

로봇·식물성 식품·건기식 등 미래 이끌 '핵심키' 쥐어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전병우 삼양애니 대표이사 겸 삼양라운드스퀘어 CSO 신상열 농심 사진각 사 김아령 기자
(왼쪽부터)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전병우 삼양애니 대표이사 겸 삼양라운드스퀘어 최고전략책임자(CSO), 신상열 농심 상무 [사진=각 사, 김아령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유통업계 오너 3세들이 경영 전면에 배치되면서 세대 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회사를 이끄는 오너 경영자들은 이들에게 ‘신사업’의 키를 맡긴 모습이다. 향후 미래를 이끌어나갈 새 먹거리 사업을 통해 영향력을 키우며 스스로 경영 능력을 입증해야 하기 때문이다. 때가 되면 경영권을 승계 받던 과거와 달리 능력이 우선 시 되는 가운데 오너 3세의 경영 능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주요 유통기업에서 3세 경영인들이 본격적으로 현장 경영에 참여하고 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3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한화호텔앤리조트 전무)은 유통을 넘어 로봇 부문까지 경영 보폭을 넓혀가고 있다. 1989년생으로 올해 만 33세인 김 본부장의 대표적인 신사업은 지난 6월 서울 강남에 첫선을 보인 미국 유명 햄버거 브랜드 ‘파이브가이즈’다. 파이브가이즈는 김 본부장이 국내 도입 기획부터 론칭까지 진두지휘한 사업이다.
 
최근에는 차별화한 프리미엄 먹거리를 선보이겠다는 김 본부장의 의지를 반영해 갤러리라 백화점에서 이베리코 선물세트를 한정 판매한다는 소식도 알렸다. 한화그룹이 스페인에서 직접 운영하는 이베리코 농장을 김 본부장이 여러 차례 찾아 사육환경 등을 직접 점검하기도 했다.
 
김 본부장은 차기 먹거리로 낙점한 로봇 사업 육성에도 앞장서고 있다. 신설법인 한화로보틱스의 서비스 로봇 역량을 호텔·백화점·외식 등 그룹 내 유통 사업에 접목 시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구상이다.
 
한화로보틱스는 로봇 사업 중 협동로봇·무인운반로봇(AGV) 사업부를 분리해 독립한 신설 법인이다. 자산을 현물 출자한 한화가 지분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32%를 보유하는 조인트벤처(JV) 구조다.
 
로봇 사업은 한화그룹이 육성하는 핵심 미래 사업 중 하나다. 로봇 사업 일부를 분사해 호텔 계열사와 합작사를 설립한 것은 김 본부장의 경영 행보에 힘을 실어 주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향후 빅데이터를 활용한 단체급식 수요 예측, 식품 재고·유통 관리 등 다양한 영역에 로봇을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라면업체의 경우 삼양라운드스퀘어(옛 삼양식품그룹)와 농심이 세대 교체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인장 삼양식품 전 회장의 아들인 전병우 전략기획본부장(CSO)은 지난 14일 열린 삼양라운드스퀘어 비전 선포식 기자간담회에 참석했다. 1994년생인 전 본부장은 삼양식품 창업주인 고(故) 전중윤 명예회장의 손자다.
 
전 본부장이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이날은 그룹의 새 정체성을 발표하는 자리였던 만큼 업계에선 향후 3세 경영 보폭이 본격적으로 확대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전 본부장은 향후 삼양라운드스퀘어의 주요 신사업인 식물성 식품 사업과 플랫폼 확장 등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현재 그룹의 콘텐츠·커머스 사업을 영위하는 계열사인 삼양애니 대표를 겸직 중이다.
 
전 본부장은 과학 기술과 문화 예술, 두 축을 바탕으로 새로운 식품 패러다임을 열겠다고 선포했다. 앞으로 식물성 단백질을 활용해 새로운 개념의 식품을 만들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이 외에 한국 음식의 매력을 디지털 콘텐츠와 이커머스의 영향력을 통해 글로벌 소비자가 공감할 수 있는 문화와 커뮤니티를 만들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과학과 문화를 융합한 이터테인먼트와 푸드케어를 미래 비전으로 제시했다.
 
농심에선 신상열 상무의 경영 행보가 본격화되고 있다. 신 상무는 현재 라면사업의 핵심 보직인 원재료 구매담당 임원으로, 원자재 수급과 협력업체 관리 등을 주도하고 있다. 신 상무는 당분간 경영 수업을 받으며 미래 먹거리를 찾는 데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농심은 건강기능식품, 식물성 식품 등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다.
 
신동원 농심 회장의 장남인 신 상무는 1993년생으로, 미국 컬럼비아대를 졸업한 뒤 지난 2019년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후 2022년 정기 임원 인사에서 상무로 승진했다.
 
업계 관계자는 “예전처럼 무조건적인 세습이 허용되는 시대가 아니기 때문에 3세의 경영 능력을 뚜렷하게 보여주는 것이 중요한 승계 절차”라며 “가장 좋은 시험대가 신사업 성과이기 때문에 젊은 3세들이 핵심 조직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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