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영국의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9월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은 186만CGT(표준선 환산톤수·71척)로, 지난해 같은 달 보다 59% 감소했다. 이 가운데 중국이 153CGT(62척)룰 수주해 전체의 82%를 차지했고, 한국은 12만CGT를 수주하며 전체의 6%를 차지하며 중국에 뒤쳐지는 성과를 거뒀다.
한국은 올해 누적 수주량에서도 중국에 밀리고 있다. 올해 1~9월 전 세계 누계 수주량은 3014만CGT(1196척)다. 이는 전년 동기 3916만CGT(1525척) 대비 23% 감소한 수치다. 이 중 중국이 1799만CGT(726척)를 수주하며 60%의 비중을 차지했고, 한국은 742만CGT(168척)로 25%에 불과했다.
중국이 사실상 글로벌 조선시장을 꽉 쥐고 있는 상황이지만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량은 크게 유의미하지 않다는 입장이다. 한국 조선사를 대표하는 HD현대,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은 고부가가치 선종 중심의 '선별 수주' 전략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과 같이 척당 선가가 높은 선박을 수주하고 있다.
또 이미 약 3년 치의 수주 잔고를 확보해 큰 타격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장 건조할 물량이 쌓여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납기 일자에 맞춰 선박을 인도하는 데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HD현대는 올해 수주 목표(157억4000만 달러)를 이미 초과 달성했다. 또 삼성중공업은 69%, 한화오션은 21.1%의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올 하반기 12조원 규모의 '카타르 LNG운반선 수주전'이 예고된 만큼, 3사의 수주 실적은 대폭 늘어날 전망이다.
다만 중국이 최근 LNG선으로도 발주 폭을 늘리고 있어, 이를 경계해야 한다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이 본격적으로 시장에 진입하면 공급 과잉이 일어날 수 있어서다. 이에 국내 주요 조선사들은 기술력으로 시장을 선점하는데 전념하고 있다. 또 암모니아·메탄올 추진선과 같은 차세대 친환경 연료 및 운반선 등으로 수주 목록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