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19일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3.50%로 묶었다. 지난 2·4·5·7·8월에 이어 6차례 연속 금리 동결이다.
이날 한은이 6연속 동결을 결정한 데는 국내 경기가 불안한 상황인 점이 지목된다. 최근 소비 부진과 중국 등 주요국 성장 둔화로 뚜렷한 경기 회복 장담이 어려운 만큼 우선 동결한 뒤 상황을 지켜보자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2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전 분기 대비 0.6%)이 1분기(0.3%)보다 높아졌지만 세부적으로는 민간소비(-0.1%)를 비롯해 설비투자(-0.2%), 정부소비(-1.9%) 등 모두 하락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8월 산업활동동향에서도 소매판매액지수는 승용차 등 내구재·준내구재 소비 부진과 함께 전월 대비 0.3% 떨어져 두 달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가계부채·환율·물가 상승도 기준금리 유지 배경으로 분석된다. 은행권과 전체 금융권의 가계대출은 지난달 각 4조9000억원, 2조4000억원 또 늘어 4월 이후 6개월째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7월 말 미국(5.25∼5.50%)과의 기준금리 역전 폭이 역대 최대인 2.0%포인트까지 커진 가운데 이달 초 환율은 11개월 만에 가장 높은 1363.5원까지 뛰기도 했다.
외국인 증권(주식+채권) 투자자금도 지난 8월(-17억달러)과 9월(-14억3000만달러) 31억달러 이상 순유출을 기록했다.
물가도 안심하기엔 이르다.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 동월 대비 3.7%)의 경우 한은의 전망 경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이스라엘·팔레스타인 분쟁 등으로 유가가 빠르게 오르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 압력은 다시 커질 수밖에 없다.
국제금융센터는 이번 전쟁과 관련 '시나리오별 영향 점검' 보고서에서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급등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지난달 20일(현지시간)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직후 고조된 미국의 추가 통화 긴축 압력이 최근 다소 줄어든 점도 한은의 통화정책 결정에 여유를 준 것으로 해석된다.
한은은 미국 금리 결정까지 지켜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한은 금통위 회의는 11월 30일 한차례 남아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오는 31일부터 11월 1일까지(현지 시각) FOMC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결정한다. 한국과 미국(5.25~5.50%) 간 금리 격차는 지난 7월 F0MC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2.0%포인트가 벌어져 있는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