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순영 KB금융그룹 금융AI센터장(KB국민은행 상무)은 26일 아주뉴스그룹 이코노믹데일리가 주최한 '2023 제2회 금융포럼'에서 생성형 AI가 바꿀 미래 금융을 이같이 내다봤다. 이날 포럼은 서울 여의도 CCMM빌딩에서 '금융 디지털 혁신 및 2024년 전망'을 주제로 개최됐다.
오 센터장에 따르면 생성형 AI는 최근까지 금융사가 추진해 온 디지털 전환(DX)을 가속화하는 것 이상의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생성형 AI는 비즈니스 활동과 모델, 업무 프로세스 전반을 보완·개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한다. 금융사의 모든 의사결정과 전략 수립은 방대한 데이터를 토대로 이뤄지게 된다.
미래에는 은행이 오픈 API(애플리케이션 프로그래밍 인터페이스) 기반 플랫폼을 통해 다른 산업과 연계하거나 소비자 한 사람마다 최적화된 '초(超)개인화' 금융 서비스를 선보일 전망이다.
오 센터장은 "금융 패러다임 변화 핵심에는 데이터와 AI가 있다"며 "기술 발전으로 AI 적용 영역이 확장하고 있고 그중에서도 금융 분야 AI는 급성장 중"이라고 강조했다.
금융업에 생성형 AI가 안착하기 위해서는 해결돼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오 센터장은 "챗GPT로 소개된 생성형 AI 기술은 기존 AI와도 다른데 데이터 양이 풍부할수록 모델 성능이 좋아지고 정교하다"며 학습에 필요한 양질의 데이터가 충분히 확보돼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AI 가동에 필요한 수많은 반도체와 전력, 높은 비용이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습한 데이터가 정확하지 않거나 고의로 훼손돼 발생하는 환각(Hallucination) 현상도 문제다.
오 센터장은 "금융사는 민감한 고객 정보를 다루고 막대한 자금을 취급하는 만큼 잘못된 정보에 더 꼼꼼히 대비해야 한다"며 "정확하고 신뢰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윤리적이고 책임감 있는 사용을 보장하기 위한 신중한 규제와 거버넌스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여러 쟁점에 대한 결론이 명확히 나오지 않은 탓에 DX는 단순 사무 자동화와 스마트폰 뱅킹, 챗봇 상담 서비스를 제공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다. 오 센터장은 생성형 AI 도입이 본격화하면 금융사기 탐지는 물론 상품 추천, 재무 예측, 데이터 기반 위험 평가까지 가능할 것이라고 봤다.
오 센터장은 금융에 특화한 생성형 AI 도입 사례로 KB국민은행이 개발한 'KB-STA'와 'KB-GPT'를 소개했다. 언어 모델인 KB-STA는 2019년부터 개발을 시작해 지난해 3.0 엔진이 나왔다. KB-GPT는 이를 활용한 AI 포털이다. 오 센터장은 "KB국민은행은 KB-GPT를 현업 부서에 보급해 효율성을 검증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오 센터장은 "작업 자동화와 위험 평가, 사기 탐지는 생성형 AI 활용의 시작일 뿐"이라며 "아직은 정교함이 부족해 당분간 사람을 보조하는 역할을 맡겠지만 미래엔 금융 분야 의사결정 과정에 혁명을 일으킬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