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지난 31일, 27일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삼성전자 생활가전(DA)사업부와 영상디스플레이(VD)사업부는 총합 3800만원대 영업이익을 냈다. LG전자 생활가전(H&A)사업본부는 매출액 7조4574억원, 영업이익 5045억원을 기록했다.
양사는 경기 침체에 따른 수요 위축에도 올 3분기 가전 사업 부문에서 실적 방어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해 4분기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과 원자재 가격 폭등 등 영향으로 나란히 적자를 낸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개선된 실적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수익성 악화가 1분기에도 이어지면서 지난달까지만 해도 올해 DA사업부 예상 영업적자를 8000억원대 수준으로 추정됐다"면서 "이번달에는 6000억원 손실로 대폭 하향조정 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는 연말 성수기 수요 선점을 공략하고 고부가·프리미엄 중심으로 판매 비중을 확대해 수익성 확보에 주력할 방침이다.
LG전자 H&A사업본부는 3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영업이익을 기록하면서 업계 주목을 받았다. 올해 1분기부터 3분기까지 합산한 H&A사업본부 영업이익은 2조원대에 달한다. 경기 둔화로 소비가 위축된 상황에도 선방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LG전자는 이러한 주요 배경으로 '볼륨존' 라인업 확대와 시장 공략을 꼽았다. 볼륨존이란 소비자 수요가 가장 많은 사업 분야를 의미한다. LG전자는 프리미엄 가전보다 가격을 대폭 낮춘 중저가형 제품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가격만 따지면 중국산 등을 활용할 텐 데 LG전자의 볼륨존 라인업은 프리미엄에 버금가지만 가격을 조금 더 낮춘 것이라고 보면 된다"며 "성능을 갖추면서도 가격을 합리적으로 정해 많은 고객들이 누릴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올 상반기 힘을 줬던 프리미엄 가전 부문에서도 시장 점유율 늘리기에 주력할 것으로 분석된다. LG전자는 프리미엄과 중저가형을 함께 가져가는 '투 트랙' 전략을 활용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정확한 비율은 알 수 없지만 이번 3분기에도 초(超) 프리미엄과 볼륨존 두 가지 모두 비슷한 수준으로 실적 개선에 주효했다"고 전했다.
한편 가전업계는 미국 연말 최대 쇼핑 기간인 '블랙프라이데이'와 한국판 블랙프라이데이인 '코리아세일페스타'를 앞두고 가전제품 할인 경쟁에도 불붙을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성수기를 대비해 오는 11월부터 마케팅 자원을 대거 투입하며 가전 판매 확대에 힘쓸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