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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연말 물가 잡기 총력전' 각 부처에 물가안정책임관 둔다...효과는?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오두환 기자
2023-11-10 16:33:04

'품목별 물가 관리' 이명박 정부 시절 실패한 정책 지적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 "고금리는 물가 낮추는 요인...경기는 둔화될 수 있다"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돼 부처별 소관 품목의 가격 및 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도록 했다 사진연합뉴스
정부가 물가를 잡기 위해 각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돼 부처별 소관 품목의 가격 및 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도록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코노믹데일리] 정부가 연말 물가 안정을 위해 전 부처에 적극적인 대응을 주문했다.
 
지난 9일 오전 한국수출입은행에서는 제1차 물가관계차관회의를 개최했다. 김병환 기획재정부 제1차관이 주재한 이 회의에서는 교육부, 과기정통부, 문체부, 농식품부, 산업부, 복지부, 국토부, 해수부, 금융위, 방통위, 공정위, 국세청, 식약처 소속 차관들이 참석했다.
 
물가관계차관회의는 지난 1일 윤석열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제21차 비상경제민생회의 후속 조치로 열렸다. 정부는 최근 국내외 물가 상황의 불확실성이 심한 만큼 철저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기존에는 일부 부처에서 일부 품목에 대한 물가만 관리해 왔었다. 하지만 정부는 좀 더 철저하고 적극적인 물가 관리가 필요하다고 보고 모든 부처 차관이 물가안정책임관이 되어 부처별 소관 품목의 가격 및 수급 동향을 면밀히 점검하고 품목별 물가 대응방안을 마련해 나가도록 주문했다.
 
이를 계기로 부처는 현장을 직접 찾아 다니는 현장대응반을 설치해 운영하고 있다. 현장에서 직접 문제점을 파악해 물가 안정에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재부는 지난 2일 물가안정현장대응팀을 가동해 계란 유통 현장을, 7일에는 대파 · 배추 등의 생육 상태와 출하 계획을 점검했다.
 
해수부와 농식품부는 물가안정대응반 가동을 시작했다. 해수부는 지난 2일 천일염 방출, 수산물 할인행사 현장을 점검했고 농식품부는 지난 5일 가을배추 산지·유통현장을, 6일에는 김장철 수급상황을 점검했다.
 
산업부는 지난 10월 24일부터 범부처 석유시장 점검단 운영을 시작했고 지난 2일에는 주유소 현장을 방문했다.
 
특히 농식품부는 농식품 수급상황실을 차관 직속으로 격상해 운영하기로 했다. 농식품 수급상황실은 지난해 6월부터 국제 원자재가격 상승 등에 따른 농식품 물가 상승 압력에 선제‧체계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식량정책실장을 상황실장으로 운영해 왔었다.
 
이와 함께 28개 주요 농식품 품목에 대해 전담자를 지정해 관리하기로 했다. 지금까지는 신선 농축산물 중심으로 품목별 담당자를 지정하고 관리해 왔으나 앞으로는 가공식품까지 관리 품목을 확대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물가 체감도가 높은 빵, 우유, 스낵과자, 커피, 라면, 아이스크림, 설탕, 식용유, 밀가루 등 9개 품목을 중심으로 사무관급 담당자를 지정해 밀착 관리하기로 했다. 각 품목별 담당자는 소비자단체·업계와 긴밀한 소통 체계를 가동해 물가 상황에 기민하게 대응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런 가운데 일각에서는 국내 물가의 불확실성은 고금리가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농수산물·가공식품 가격의 등하락, 원자재 수급의 어려움이 근본적인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하지만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정규철 경제전망실장은 “물가가 높은 게 한참 됐다. 코로나 때 지원을 많이 한 게 영향이 있다. 그때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유동성을 많이 풀었는데 그게 영향을 미치고 있는거다”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고금리는 물가를 낮추는 요인이다. 물가를 잡으려고 전 세계적으로 고금리를 하고 있다. 고금리를 했기 때문에 물가가 많이 내려왔다”며 “물가를 잡는데 통화정책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한 적이 있는데 그게 금리를 올려서 물가를 잡는 거다”라고 부연했다.
 
마지막으로 정 실장은 “고금리 때문에 물가가 그래도 조금씩 내려오고 있는 흐름은 있다. 그래서 다른 정책이 크게 필요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한국은행에서 지금과 같이 약간 긴축적인 고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고금리를 당분간 유지하면 좋겠다”고 말하며 “고금리 때문에 물가는 잡을 수 있지만 경기는 둔화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는 품목을 정해 물가를 관리하는 것은 과거 이명박 정부 시절 실패한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지난 2012년 선보인 ‘물가안정 책임제’는 1급 공무원이 서민 생활과 밀접한 주요 품목의 물가 관리를 책임지도록 하는 정책이었지만 큰 효과를 거두진 못했다.
 
한편 지난 9일 KDI는 내년 우리나라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하면서 고금리 기조 등을 반영해 민간 소비는 재화 소비를 중심으로 위축될 것으로 봤지만 반도체 수출에 힘입어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KDI가 전망한 내년 국내총생산(GDP)은 2.2%, 내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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