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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2030년 3853명' 의대 증원 수요에…의료계 "주먹구구식 확대는 실패할 것"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이희승 기자
2023-11-23 05:00:00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대학에서 의대 정원을 오는 2025년 약 3000명까지 대폭 늘리길 희망하는 가운데 의사들은 "과학적 근거 없는 주먹구구식 의대 증원은 실패할 것으로, 정부는 진정한 필수·지역의료 회복 해법을 찾아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6일 발표를 무기한 연기했던 의대정원 확대 수요조사 결과를 지난 21일 공개했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이 희망한 의대 증원 수요는 오는 2025년 최소 2151명에서 최대 2847명에 달했다. 오는 2030년 입시에서는 최소 2738에서 최대 3853명 추가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복지부와 교육부는 지난달 27일부터 지난 9일까지 2주 동안 해당 수요조사를 진행한 바 있다. 원래 수요조사 결과는 지난 13일에 발표될 계획이었지만 복지부는 이를 차주로 미뤘다. 그러나 지난 16일 복지부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다음 발표 날짜를 정하지 않은 채 발표를 한 번 더 연기했다. 사실상 결과 발표를 무기한으로 미룬 셈이었다.

이에 수요조사 결과가 예상보다 많아 정부가 의사단체 눈치를 보느라 결과 공개를 망설이는 게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됐다. 현재 의대 정원은 2006년 이후 3058명으로 동결 중이고 정부는 1000명 안팎으로 의대 정원을 늘릴 계획이었기 때문이다.

정부가 약 17년 만에 의대 정원을 늘리려는 핵심 이유는 응급실·소아청소년과 등 필수의료 분야에 의사 인력이 부족해 발생하는 국민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다. 

복지부 관계자는 “대학이 추가 투자를 통해 현 정원보다 두 배 이상 학생을 수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정부는 수요조사 결과를 검토해 2025학년도 총 의대 정원을 결정할 것”이라며 “확충된 의사 인력이 자부심을 품고 일할 수 있는 지역·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그러나 의사단체는 인원을 확대하기보다 필수의료 분야 보상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업무 강도가 세기 때문에 그에 걸맞은 환경 조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또 국회입법조사처와 신동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이 지난 16일 국회에서 주최한 토론회에서는 의료 인력이 한참 부족한 취약지역에 인력을 우선 배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의대 설치 권한과 의사 양성·배치 권한을 지자체에 넘겨야 한다는 방안도 제시됐다.

대한의사협회 측은 이번 수요조사 결과에 관해 “이해 당사자들의 희망사항만을 담은 졸속·부실·불공정 조사”라고 못박았다. 

이들은 “적정 의대 정원 분석은 의사 수급과 의료서비스 질에 미치는 영향, 인구구조 변화, 의료기술 발전, 의료제도 변화 등 다양한 요인을 고려해 종합적이고 신중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과학적 근거 없는 주먹구구식 의대정원 확대는 지난 2018년 실패한 서남의대들만 전국에 난립하게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정치적 외압과 여론에 굴복하지 말고 진정으로 필수·지역의료를 살리는 길이 무엇인지 해답을 찾아야 한다”며 정부가 정책을 강행할 경우 의료계 총파업을 불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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