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종근당이 지난달 글로벌 제약사 노바티스와 13억500만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계약에 성공하면서 업계는 내년도 R&D사업에 대해 높은 기대감을 내보이고 있다.
노바티스와 기술수출에 성공한 'CKD-510'은 히스톤탈아세틸화효소6(HDAC6)을 억제하는 신약후보 물질이다.
HDAC6는 다른 HDACs와 달리 세포질에 위치해 인체 내에 있는 △효소로 암세포 사멸 △종양의 혈관형성·전이 △면역세포 분화·억제 △근육분화 △심근형성 등 다양한 생물학적 작용에 관여한다.
HDAC6는 주로 항암제로 개발됐지만 최근에는 스트레스를 받을 경우 발현이 증가해 세포질 내 물질 수송에 관여하는 마이크로 튜블(미세소관)의 안정성과 세포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것을 확인했다.
최근에는 알츠하이머성 치매, 헌팅턴병 및 샤르코마리투스병(CMT) 등 다양한 신경이나 심혈관 질환과 심방세동(AF)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다. 종근당은 HDAC6 억제제 계열 중 'CKD-510'을 발견해 희귀 난치성 유전병인 샤르코 마리 투스(CMT) 치료제로 개발했다. 노바티스에 수출된 이후에 어떤 치료제로 쓰일지 업계는 집중하고 있다.
이번 계약을 통해 종근당은 계약금 8000만 달러(약 1061억원)를 선수령하고 향후 개발과 허가 단계에 따른 마일스톤 12억2500만 달러(약 1조6241억원)를 받게 된다. 특히 종근당의 이번 계약에서 특이점은 매출에 따른 판매수익 로열티와 순매출액에 따른 경상기술료도 별도 수령이 가능한 점이다. 이는 자사 기술수출 사상 역대이자 국내 제약사를 통틀어 네 번째로 높은 규모에 해당한다. 이번 계약으로 노바티스는 한국 외 CKD-510에 관한 개발·상업화 권리를 획득했다.
제약 업계 관계자는 “한 건의 계약으로 1조 규모의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라며 “신약후보 물질을 환산한 값이 높다고 해석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어 “플랫폼 기술은 효과의 폭이 확대되거나 없던 효과를 만들 수 있는 케이스가 될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이 넓다”고 설명했다.
종근당 관계자는 "이번 수출권이 아니더라도 파이프라인 연구개발을 워낙 집중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내년에도 계속 연구개발 투자를 많이 해서 추가 파이프라인을 확보하는 게 저희 목표"라고 말했다.
이어 "재작년 유전자 치료 센터 개소를 비롯해, 올해는 ADC(Antibody-Drug Conjugate, 항체·약물 접합체)플랫폼 기술을 접목한 ADC 기반 항암제 개발을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면서 "신약 개발 범위를 좀 더 확대해 첨단 의약품 개발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