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연구원은 25일 '영구임대주택 입주자의 사회적 고립과 자살 예방을 위한 지원 방향' 보고서를 통해 지난 5년간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중 413명이 고독사 또는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8~2022년 공공임대주택 입주자 중 220명이 자살, 193명이 고독사했다. 특희 고독사와 자살의 경우 공공임대주택 중에서도 생계·의료급여 수급자를 포함해 취약계층이 주로 입주하는 영구임대주택에서 높은 비율로 발생했다.
지난 2020년 기준 영구임대주택 자살사고와 고독사 발생비율은 각각 87.9%(29건), 92.9%(39건)에 달했다. 보고서는 "영구임대아파트 입주자의 사회적 관계망은 제한적인 경우가 많고 공간 구조 또한 이웃과 교류를 어렵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가구원 수를 기준으로 보면 1인 가구의 자살 위험이 크게 높았다. 지난해 공공임대주택에서 총 48건의 자살 사건이 발생했는데 이중 절반 이상(56%)인 27건이 1인 가구였다. 연령별로는 전체 자살 사건 중 60세 이상이 차지하는 비중이 58%(28건)에 육박했다.
이와 관련, 영구임대주택에는 자살 예방 등을 위해 주거복지사가 배치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올해 기준 주거복지사 1명이 1285명을 관리하고 있는 만큼 관리가 원활하지 않다는 평가가 나온다.
박기덕 국토연 부연구위원은 "영구임대주택 입주자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단지 내에 설치된 지역사회복지관에 정신건강 사회복지사를 확대 배치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와 함께 낡은 영구임대주택의 물리적 환경도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질 낮은 주거환경이 정신 건강에 악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단지 커뮤니티 강화와 함께 주거환경 개선이 시급하다는 것이다. 박 연구위원은 "장기적으로는 노후 영구임대주택의 환경 개선을 위한 재건축 관련 제도를 준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