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업계에 따르면 인텔은 오는 2월 1.8나노 이후 제조 프로세스 로드맵을 공개한다. 이르면 올해 말 2나노급 양산을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인텔은 2021년 파운드리 시장 재진출을 선언한 지 약 3여년 만에 무서운 속도로 치고 올라와 사업 확장에 한창이다.
현재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에서는 대만 파운드리 업체 TSMC와 삼성전자가 양강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각각 시장 점유율은 59%, 13%로 TSMC가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다. TSMC와 삼성전자는 나란히 3나노 제품을 양산하고 있으며 2나노 이하 공정을 준비하는 중이다.
만약 인텔이 1.8나노 또는 2나노 양산을 올해 말 성공한다면 2나노 양산 목표 시기를 2025년으로 잡은 TSMC나 삼성전자보다 미세공정 경쟁에서 앞서게 된다. 인텔은 독일 막데부르크에 신설하는 파운드리 공장이 완공되면 1.5나노 안팎의 공정 기술을 적용할 방침이다.
특히 인텔이 업계 최초로 확보한 노광 장비가 큰 경쟁력으로 자리잡고 있다는 평가다. 인텔은 최근 1.8나노 공정에서 사용할 네덜란드 ASML의 최첨단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를 도입했다. 경쟁사보다 앞선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데 힘을 보탤 것으로 점쳐진다.
파운드리 시장에서 인텔이 공격적으로 삼성전자 뒤를 쫓자 사실상 삼성·인텔간 협력 관계는 종지부를 찍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지난 몇년간 인텔은 칩셋·서버용 프로세서 등 메모리 분야에서 삼성전자의 최대 수요처이자 공생 관계로 자리 잡아왔다. 삼성 노트북 갤럭시북4 시리즈에도 차세대 인텔 코어 울트라 프로세서가 탑재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양사의 경쟁 구도가 전면전으로 확대됐어도 삼성전자의 파운드리 자신감이 남다르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최근 출시한 자체 제작 프로세서 '엑시노스 2400'이 발열을 줄이고 전력 효율을 최적화했다는 점에서 만족스러운 평가를 받고 있다"며 "엑시노스 2400이 삼성전자 파운드리 기술력의 발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