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보험사들의 가계 보험계약대출 잔액은 69조9568억원으로 2022년 9월 말(66조1423억원)보다 4조 원가량 늘었다.
자세히 살펴보면 생명보험사들의 약관대출 잔액은 51조8419억원으로 전 분기(51조194억원) 대비 8225억원 증가했다. 손해보험사 약관대출 잔액(18조1149억원)까지 합하면 70조원에 육박하는 수치다.
보험계약대출은 보험 계약자가 가입한 보험의 해지환급금을 담보로 대출받는 것을 말한다. 보험계약의 예정이율이나 공시이율에 가산금리를 더해 금리를 정하고 있다.
내역 조회를 하지 않아 신용 점수에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신용도가 낮아 은행권 대출이 막힌 사람이 '급전 창구'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
아울러 보험사 신용대출도 늘어나는 추세다. 국내 보험사들의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해 9월 기준 7조8928억원으로 전분기보다 1220억원가량 증가했다.
이렇게 보험사의 대출 잔액이 늘어난 것은 고금리·고물가 지속으로 가계 상황이 어려워지면서 대출받는 사람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히 은행권보다 대출 규제가 덜하고 저축은행과 상호금융권보다 금리도 더 저렴해 취약 차주들이 보험사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은행권 대출이 막힌 중·저신용자들의 유입이 늘어난 영향"이라고 언급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은행권의 대출 증가세를 둔화시키기 위해 규제 강화에 나섰다. 은행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인 반면 보험사를 비롯한 제2금융권은 60%를 적용 중이다. 또 보험사들의 신용대출 금리는 연 7~8%로 10%대 중반에서 19.99%까지 금리가 적용되는 저축은행보다 훨씬 낮다.
다만 보험계약대출은 담보가 확실하더라도 현재 잔액이 보험사 전체 대출 잔액의 절반을 차지할 정도로 그 규모가 크다. 그만큼 연체도 쌓이기 때문에 보험사들의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취약 차주가 많이 찾는 만큼 연체율도 증가할 가능성이 높아 (보험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신경 써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