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2023년 조강(쇳물) 생산량은 10억1900만톤(t)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2022년 대비 0.7% 소폭 증가한 수치다. 중국은 탄소중립 기조에 따라 지난 2021년과 2022년 철강 생산을 억제했지만 경기 둔화를 해소하기 위해 지난해 생산 제한을 해제했다.
중국 정부가 철강 생산 제한을 풀면서 업체들이 제품을 마구잡이로 쏟아낸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주요 수요처인 현지 건설사들이 부도 위기에 내몰리면서 공급 과잉이 야기됐다.
국내 철강사로서는 중국의 수출 물량 증가로 인해 제품이 제 값을 받지 못할 수 있다고 우려하는 상황이다. 이미 중국 철강 업체들은 초과 생산분을 수출해 가격 협상에 영향을 미쳤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내 철강 수요 절반은 건설이 차지하는데 연쇄 부진은 이미 예견된 일"이라며 "남은 철근은 해외 시장으로 수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국 2~3선 도시의 주택 공실률은 12~16%로 높은 수치인데도 가격 부담에 따라 수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철강사들은 중국 내 수요 부진에 따른 수익성 악화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0월 수입된 철강재는 1315만9000t이다. 수입 규모는 전년(2022년) 동기 대비 12.9% 증가한 반면 수입액은 134억8000만 달러(약 17조7100억원)로 5.4% 감소했다. 이는 수입 철강 제품 가격이 떨어지며 국산 수요를 대체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수입산 제품의 저가 공세를 더 이상 대응하기 힘들다며 철강 산업을 국가 기간 산업으로 격상해야 한다는 주장을 내놓는다. 실제 주요 철강사들은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조사를 해달라는 취지로 제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