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하림, HMM 인수 무산…'종합물류기업' 꿈 수포로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김아령 기자
2024-02-07 11:21:58

7주간의 협상 끝에 최종 결렬

주주 간 계약 세부 사항 놓고 이견 못 좁혀

하림 "팬오션 통해 우리나라 해운물류 경쟁력 높일 것"

김홍국 하림 회장 사진김아령 기자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사진=김아령 기자]

[이코노믹데일리] 하림그룹의 HMM 인수가 불발됐다. 협상 기한 마지막 날인 6일 자정까지 막바지 협상을 벌였으나 주주 간 이견을 끝내 좁히지 못하고 매각 작업이 최종 결렬됐다. 이에 HMM을 품고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려던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꿈은 수포로 돌아갔다.
 
6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컨테이너 선사 HMM 매각을 위해 하림그룹의 팬오션과 JKL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고 협상을 진행했으나 최종 결렬됐다.
 
매각 측은 “7주간에 걸친 협상 기간 동안 상호 신뢰하에 성실히 협상에 임했으나 일부 사항에 대한 이견으로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고 전했다.
 
양측의 협상은 당초 지난달 23일까지 마감 시한이었으나, 이달 6일로 한 차례 연장된 바 있다.
 
그간 난항을 겪었던 양측의 협상은 하림 측이 그간 요구했던 바를 상당 부분 철회하면서 급물살을 탄 것으로 알려졌으나, 세부 사항에 대해서는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서 무산에 이르게 됐다.
 
하림 측은 주주 간 계약의 유효기간을 5년으로 제한하는 안(案), 컨소시엄으로 함께 참여한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지분 매각 기한에 예외를 적용하는 안 등을 요구했으나 매각 측은 이를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입장이었다.
 
하림 측은 매각 측이 보유한 잔여 영구채에 대해 주식 전환을 3년간 유예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매각 측의 반대 의사에 이를 철회한 바 있다.
 
매각이 결렬되면서 산은과 해진공은 HMM 지분 57.9%를 그대로 보유하게 된다. 산은과 해진공은 주식 외에도 올해와 내년 콜옵션(조기상환청구권) 행사 시점이 도래하는 1조68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해운업황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산은과 해진공이 단기간에 HMM 재매각에 나서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하림그룹은 이날 HMM 경영권 인수가 무산된 데 대해 “HMM의 안정적인 경영 여건 확보와 글로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건설적인 의견들을 제시하며 성실하게 협상에 임했으나 최종적으로 거래 협상이 무산된 데 대해 매우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은행과 공기업으로 구성된 매도인 간 입장 차이가 있어 협상이 쉽지 않았다”며 “실질적인 경영권을 담보해 주지 않고 최대 주주 지위만 갖도록 하는 거래는 어떤 민간기업도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벌크선사 팬오션을 보유한 하림은 HMM을 통해 종합물류기업으로 우뚝 서겠다는 목표를 내세우며 HMM 인수를 추진했다.
 
김 회장은 앞서 지난해 12월 하림그룹이 HMM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을 때 “우리 해운산업이 글로벌 해운사와 경쟁하려면 규모화가 돼야 한다”면서 “글로벌 5위에 들어가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그동안 산업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 하림그룹의 HMM 인수 계획을 두고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꼴’이라는 우려 섞인 말이 끊이지 않았다. 6조4000억원 정도로 알려진 HMM 인수자금 때문이다.
 
하림그룹은 팬오션의 최대 3조원 규모 유상증자와 2조원 이상의 인수금융을 중심으로 한 자금 조달 계획을 내놨지만, 시장에서 제기된 자금 부족 우려를 해소하지 못했다. 팬오션 시가총액보다 훨씬 규모가 큰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는 분석도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서 나왔다.
 
하림 관계자는 “우선협상대상자인 하림그룹에 대해 부당한 비난과 허위 주장들이 일부 언론과 노조 등을 통해 제기됐지만 일일이 해명하거나 대응할 수 없었던 것은 비밀준수계약을 성실히 지키기 위한 노력 때문이었다”며 “이번 HMM 인수 협상 무산에도 불구하고 벌크 전문 선사인 팬오션을 통해 우리나라 해운물류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데 더욱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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