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한국석유공사 유가정보시스템 오피넷에 따르면 이날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전날(10일)보다 ℓ당 0.82원 오른 1605.66원으로 집계됐다. 서울은 하루 만에 1.1원 오른 1692.39원으로 나타났다. 앞선 6일 전국 평균 1596원, 서울 평균 1687원을 기록한 이후 꾸준히 오름세를 보였다.
경유 가격 역시 최근 1주일간 상승을 지속했다. 11일 기준 전국 평균 경유 값은 ℓ당 1508.89원, 서울 평균 1604.69원이다. 약 1주일 전보다 각각 7원, 5원가량 올랐다. 기름값은 지난해 10월 둘째 주부터 16주 연속 하락하다 중동 전쟁 등으로 불안이 확산하며 점차 올랐다.
유가 상승을 물가를 자극하는 주 요인으로 꼽힌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21년 11월부터 유류세를 20% 인하했다가 2022년 5월 인하 폭을 30%로 늘렸다. 그해 7월부터는 탄력세율을 동원해 최대 인하 수준인 37%까지 조정했다. 지난해 1월 들어서는 휘발유 유류세 인하율을 25%로 줄이고 경유와 액화석유가스(LPG)는 유지했다.
이달 말 유류세 인하가 종료되면 만 3년 3개월 만에 환원된다. 유류세는 유류 제품을 소비할 때 부과되는 세금으로 교통세, 주행세, 교육세 등 7개에 이르는 세금 또는 준조세를 아우른다. 통상 유류세가 30% 낮아지면 기름값이 200~300원가량 낮아지는 효과가 있다.
당장 다음 달부터 유류세가 원래대로 부과되면 휘발유 값은 서울 기준 1800~1900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미 서울 시내에서는 1800원대 가격표를 붙인 주유소를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정부는 줄어든 세수와 물가 안정 사이에서 고심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세수는 정부 예산보다 56조4000억원 부족했다. 걷힌 세금이 나간 돈보다 부족한 현상(세수 결손)은 2년 연속 발생했다.
그러나 유류세 인하로 교통세는 3000억원(2.5%) 줄어든 데 그쳐 전체 세입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는 않아 물가상승을 걱정하는 정부로서는 쉽게 유류세를 환원하지 못할 가능성이 크다.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물가가 꿈틀거리는 점도 유류세 인하가 연장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