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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더 비싼데 굳이?"…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흥행 저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지다혜 기자
2024-02-15 05:00:00

플랫폼 지급 수수료, 보험료에 반영돼 가격↑

실손·펫보험, 상품·담보 다양성에 비교 난항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자료사진 [사진=픽사베이]
[이코노믹데일리] # 신차 출고를 앞둔 직장인 이모씨(31)는 자동차보험을 알아보기 위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를 이용했다. 간편하게 최적의 상품을 찾을 것이라 예상한 이씨는 실망했다. 그는 "보험료가 플랫폼별로 또 달랐고, 보험사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가격보다 비싸서 큰 편리함을 못 느꼈다"고 말했다.

이씨는 "보험사 홈페이지를 전전하며 견적 내는 데 드는 시간 절감의 가치가 플랫폼 수수료보다 더하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 해당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을 것 같다"고 전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비싼 보험료 등으로 예상보다 흥행이 저조한 가운데 자동차보험 다음으로 서비스 개시 예정인 실손보험이나 펫보험 등 상품들의 비교·추천도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가 출시된 지난달 19일부터 약 2주간 플랫폼을 활용해 개인용 자동차보험을 계약한 건수는 2000여건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 자료를 보면 2021년 기준 개인용 자동차보험 가입 차량은 1770만대로 이중 비대면 채널(CM)을 통한 가입 비중은 40.7%(720만대)였다. 따라서 보험사의 CM채널인 다이렉트(홈페이지)를 이용하는 자동차보험 가입이 주 평균 14만건 수준이라고 감안했을 때 플랫폼 실적은 크게 뒤처진다.

업계 관계자는 "더 저렴한 상품을 간편하게 비교하고 가입하기 위해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인데 가격 경쟁력이 없으면 당연히 사용률도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보험상품 비교·추천 서비스란 금융당국이 지난해 7월 혁신금융서비스 사업자로 지정한 11개 핀테크사가 운영하는 플랫폼으로 여러 보험사의 보험상품을 비교·추천해 주는 서비스를 말한다. 먼저 자동차보험과 용종보험 비교·추천 서비스 시행에 나섰고, 앞으로 △실손보험 △저축성보험 △여행자보험 △펫보험 △신용보험 등의 서비스도 출시할 계획이다.

해당 서비스 흥행 부진의 가장 큰 이유로는 비싼 보험료가 꼽힌다. 현재 자동차보험 시장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는 대형 4개 사(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DB손해보험)의 경우 플랫폼에 지급하는 수수료(3%)를 보험료에 그대로 반영하는 별도 4요율 체계를 적용했다.

플랫폼에서 비교·추천을 받은 다음 자동차보험에 가입하면 플랫폼 업체에 수수료가 지급되는 구조기 때문에 CM채널보다 보험료가 더 비싼 것이다. 따라서 보험 소비자들은 상품 비교는 플랫폼을 이용하더라도 가입은 각 사 홈페이지에서 하는 것이 유리한 셈이다.

통상 보험사들은 자동차보험 수수료율을 설계사, 텔레마케팅(TM), CM 등 3요율 체제로 운영하고 있다. 나머지 보험사들은 3요율을 적용하고 있어 플랫폼 가입 시 4요율을 사용하는 보험사보다는 보험료가 저렴하다.

다만 3.3~3.5%의 수수료를 플랫폼에 직접 지급하므로 해당 수수료가 사업 비용에 포함되면서 일각에선 향후 보험료 인상·인하 여부를 결정하는 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비싼 보험료를 비롯해 과도한 마이데이터(개인이 이용하는 금융기관의 정보를 모아 보여주는 통합자산관리서비스) 이용이나 일부 보험사 조회 누락 등의 문제까지 겹쳐 출범 초기부터 성적이 저조한 상황에 직면하면서 앞으로 나올 상품 출시에도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실손보험이나 펫보험 등은 대표적 단일 상품인 자동차보험처럼 단순히 가격 비교만 하기 어렵다. 가입 조건과 특약 등 여러 요소에 따라 보험료가 크게 차이 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동차보험은 의무보험이라 매년 재가입하고 보험료도 1년 단위로 선납하지만, 실손보험과 펫보험은 주기적으로 보험료가 갱신되는 데다 매월 납입하는 특징이 있다. 그 때문에 다른 보험에도 자동차보험처럼 높은 수수료율이 부과될 경우 그 부담은 결국 소비자에게 전가될 수밖에 없다.

또 다른 관계자는 "실손보험과 펫보험 등은 다양한 상품과 담보로 비교가 쉽지 않아 자동차보험보다 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며 "자동차보험보다 더 고려할 사항이 많은 보험상품의 비교·추천 서비스를 원활히 하기 위해서는 문제점들 개선이 먼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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