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코노믹데일리] 새벽이면 전국 곳곳의 도로를, 골목을 누비며 재빠른 손길로 길가에, 골목 곳곳에 놓인 각종 쓰레기봉투를 수거해가는 환경미화원들은 우리 모두가 상쾌한 출근길을, 통학길을 오가도록 수고해주시는 거리의 숨은 영웅들이다.
그런데 정작 서행하는 청소 차량을 뒤따르며 작업하는 환경미화원들은 차량 뒤쪽에서 내뿜는 배기관의 유해 가스에 고스란히 노출된 채 작업을 해야 했다. 이러한 환경미화원의 유해한 작업 환경이 개선된다.
이처럼 열악한 환경에서 근무하는 환경미화원의 건강 보호를 위해 청소 차량에 수직형 배출가스 배기관 설치를 의무화하는 ‘폐기물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안이 오는 6월 29일부터 시행된다. 환경부가 이에 발맞춰 ‘환경미화원 작업안전 지침서’를 개정, 전국 지방자치단체에 지난 8일부터 배포했다.
이번 지침서의 개정된 주요 내용은 환경미화원이 청소 차량 후방에서 폐기물 상·하차 등 작업을 진행하는 점에 착안해 청소 차량의 배기관을 기존의 후방 수평형에서 전방 수직형으로 바꾸도록 하는 것으로, 개조 대상은 압축·압착식 진개(塵芥) 차량 등 전국 3600여대의 청소 차량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현재 경기 수원시, 경남 함양군 등 11개 기초 지자체에서 약 80대의 청소 차량에 수직형 배기관을 설치해 운영 중이다. 지금까지 운영 결과 차량 성능에는 문제가 없으면서 환경미화원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8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이 공개한 ‘환경미화원의 작업환경 실태조사 및 건강검진 개선에 관한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쓰레기 수거원과 청소차량 운전원은 평균 122.4㎍/㎥와 100.7㎍/㎥의 초미세먼지(PM 2.5)에 노출된 상태에서 작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초미세먼지 ‘매우 나쁨’ 기준치(76㎍/㎥)의 약 1.3~1.6배 수준에 해당한다.
이번에 신설된 수직형 배기관은 출구를 하늘 방향으로 설치하도록 하고 있다. 내연기관 청소 차량에서 발생하는 배기관 배출가스 등으로 인한 차량 후방 작업자의 직접적인 노출을 최소화해 건강을 지킬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직 출구를 통해 공기 혼합을 통한 배출가스 농도가 신속히 저감될 수 있다.
다만 외부로 길게 노출된 수직형 배기관으로 인해 작업자가 화상을 입거나 차량 화재가 발생할 우려가 있어 이를 예방할 수 있도록 방열 커버를 설치한다. 또한 수직형 배기관은 캐빈(cabin)보다 높게 설치하되 차량 적재함의 전고를 초과하지 않아야 하며, 수직 배기관의 높이는 조정해 설치할 수 있다.
이번 지침서 개정에는 환경미화원에게 지급하는 안전 조끼와 우비의 제품 기준을 ‘유럽 국제안전규격(EN)’에서 ‘전기생활용품안전법’에 따른 안전 기준으로 변경하는 내용도 반영됐다. 이는 유럽 규격에 적합한 제품들은 막상 필요한 때 구하기 어려워 환경미화원에게 제때 안전 조끼와 우비가 제공되기 어렵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반영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