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진흥공사(해진공)가 지난 26일 발간한 ‘컨테이너선 시장 동향 및 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1~2월 컨테이너선 운임지수가 지난해 동년 대비 2배 내외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미국 서안 항로 운임은 지난해 평균 1607달러에서 2배 이상 오른 4220달러를 기록했고, 유럽 항로도 지난해 평균 882달러 수준이었던 운임이 올해 2873달러로 3배 이상 올랐다.
지난해 11월부터 이어진 예맨 후티 반군의 홍해 선박 공격 사태로 수에즈 운하 통항에 차질이 빚어진 영향이다. 후티 반군의 공격으로 홍해, 수에즈 운하, 지중해를 거치는 항로의 위험이 커지자 많은 선박이 아프리카 대륙의 희망봉을 돌아가는 길을 택하고 있다.
선박이 홍해 항로를 이용하는 대신 아프리카 남단으로 돌아갈 경우 항해 기간은 최대 2주까지 늘어난다. 지난해 12월 선박 부족 등 이유로 운임이 상승하던 상황에서 운임 폭증과 물류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왔던 이유다.
그러나 최근 클락슨리서치, 알파라이너(alphaliner) 등 주요 해운 시황 분석기관들은 운임 강세에도 시장을 낙관할 수 없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글로벌 컨테이너선 수요 증가율(3.2%)을 공급 증가율(7.7%)이 훨씬 뛰어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팬데믹 호황기에 발주된 선박들이 시장에 쏟아질 예정이다. 해진공은 2023~2025년 매년 200만TEU(20피트 컨테이너 1개)가 인도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해 올해 2만5000TEU 이상의 역대 최대 수준의 신조선이 인도될 예정이다. 발주 잔량 중 1만TEU급 이상 대형선이 약 72%에 달해 컨테이너선 공급 과잉은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 해운사 HMM도 지난 2021년 발주한 1만3000TEU급 초대형 컨테이너선 12척을 올해 안에 모두 인수한다. HMM의 지난해 매출은 8조4095억원으로 전년 대비 54.7% 감소했는데, 주력 사업인 컨테이너 부문 매출액이 59.8% 감소한 영향이다.
HMM 측은 "지난해 시장 약세로 컨테이너선 부문 매출은 줄었지만, 유조선 시황 상승 및 선대 확장, 건화물선 화물영업 확대 영향으로 벌크 부문 영업이익이 큰 폭으로 확대 됐다"며 "선종 다변화로 실적 악화를 방어할 전략을 세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