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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필리핀의 '전투기 저울질'···이번엔 지갑까지 열릴까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유환 기자
2024-03-05 18:09:08

KAI, 필리핀 공군과 FA-50 추가 도입 구체적 논의

필리핀 공군 한국, 스웨덴, 미국 사이에서 저울질

추가 도입 성사되면 KF-21까지 확대 가능성 높아져

FA-50 경공격기 비행 모습 사진KAI
FA-50 다목적 전투기 모습 [사진=KAI]
[이코노믹데일리] 한국과 필리핀의 우정 비행이 필리핀 상공을 갈랐지만 기대하기엔 이르다. 필리핀은 이미 수년째 한국, 스웨덴, 미국 사이에서 신규 전투기 도입 계약을 저울질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엔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필리핀의 지갑을 열 수 있을지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지난 4일 KAI는 필리핀에서 열린 '2024 필리핀 에어쇼'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현장에선 한국 공군의 특수 비행 팀 블랙이글스와 필리핀 공군이 우정 비행을 하며 한·필 우정을 과시했다. 이어 KAI와 필리핀 정부·군 고위 관계자가 FA-50 다목적 전투기 추가 도입과 FA-50PH 업그레이드에 대해 구체적인 논의를 했다고 알려졌다.

필리핀은 지난 2014년 KAI에서 제작한 FA-50의 필리핀형 버전인 FA-50PH를 12대 구매했다. 당시 계약 금액은 4억2000만 달러(약 5500억원) 규모였다.

현재 필리핀 공군에서 운용 중인 항공 전력은 FA-50PH와 프로펠러형 경공격기, 베트남전 당시 사용하던 전투기로 구성돼 있다. FA-50PH는 필리핀 공군의 명실상부한 주력 전력으로 필리핀 만다나오섬 이슬람 반군 토벌 작전에서 활약했다.

2016년부터 필리핀 공군은 FA-50 추가 도입과 스웨덴  JAS-39 그리펜(Gripen), 미국 F-16 사이에서 저울질에 들어갔다. FA-50PH는 T-50 고등훈련기를 기반으로 해 개발됐기 때문에 4.5세대 전투기를 표방한 그리펜이나 널리 쓰이는 F-16에 비해 불리한 입지에 있었다.

2010년대 후반기까진 그리펜과 F-16으로 분위기가 기우는 듯했으나 코로나19 유행으로 도입이 지연됐다. 관광업 비중이 높은 필리핀 특성상 재정 상황 악화로 도입 일정이 밀린 것이다. 그 사이 남중국해 영유권 분쟁으로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심화되며 전력 보강에 대한 필요성은 늘어났다.

한편 KAI는 지난해 6월에도 필리핀 공군에 FA-50 추가 도입과 기존 물량 업그레이드를 공식적으로 제안한 바 있다. 이번에 추가 도입이 이뤄지면 FA-50에 그치지 않고  KF-21 보라매 전투기 도입까지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KAI는 과거 인도네시아에 KT-1 훈련기, T-50 고등 훈련기 수출에 성공하고 KF-21 공동개발까지 끌어낸 경험이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필리핀은 실전 경험으로 만족감이 있는 상황에서 추가 도입을 논의하는 것"이라며 "한번 수출에 성공한 국가는 인도네시아 사례처럼 추가 도입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세일즈에 나설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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